“예수님께서는 죽은 사람도 살리시고, 불치병도 고치시고, 물위도 걷기도 하셨지만 날마다 찾아오는 배고픔을 해결해 주신 오병이어 기적이 평범한 이들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을 거라 생각해요.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는 ‘오병이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문화적, 영적 배고픔’을 채우는 비영리단체입니다. 구상은 10년 전부터 했는데 ‘미친놈’이란 소리도 많이 들었죠(웃음).”

유진 리 지휘자. 1998년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까지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인사회 뿐 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음악 예술인으로 활동하는 그가 열이면 열 안될 거라고 말리는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치기로 했다.

지난해 시작된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정부등록 비영리단체로 아직까지 생소한 ‘재능 기부’라는 개념을 앞세워 오병(五餠) 즉, 빵 다섯 개에 해당하는 교육, 예술 문화, 출판, 레저, 펀딩 분야를 이어(二魚) 즉,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목회자와 평신도, 미국과 세계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교육하고자 설립됐다.

장기적으로는 출판과 펀딩 분야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유진 리 대표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정부의 재정보조(그랜트)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관계자에게 편지를 쓰는 것부터 시작해 각 교회에서 가진 특징적인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방법, 그랜트를 얻고 활용하는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단순히 돈을 지원받는다는 것을 넘어서 교회 프로그램과 목회자들을 비롯한 리더십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탄탄한 재정보조로 교회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출판에 있어서는 이민교회 목회자들 가운데 목회경험, 설교, 간증, 예화 등을 책으로 엮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적은 비용으로 빠르고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전자책(e-books)으로 만들게 되며, 한국어 책의 영어 번역도 포함된다. 여기에는 그의 미국 친구들의 불평 아닌 불평도 한 몫을 했다.

“미국 친구들 중에 한인타운에 한글 간판으로만 돼있는 가게나 교회들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사람은 많은데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들을 해요. 다른 아시안 커뮤니티는 영어로 책을 내고,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미국 사회에 발맞춰 가려고 하는데 유독 한인사회가 그런 면에서 소극적입니다. 이민사회의 주축인 교회에서 사역하는 목사님들의 글을 책으로 내면 이해가 되든 안되든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한인사회를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는 현재 피아노, 성인 피아노, 바이올린, 플룻, 드럼 레슨과 미술 레슨 등 예술 분야와 SAT, 중국어 강좌 등 교육 분야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또한 1~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반젤 소년소녀 합창단을 모집 중이다. 정기연주회, 순회공연, 선교활동 참여기회, 온라인 영상 제작 등을 통해 어릴 적, 음악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합창을 접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찬교육문화 센터의 한 장소로 사용하게 될 유진리 음악원.
한편,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는 학생들뿐 아니라 재능을 기부할 전문가들을 모집 중이다.

“저도 경험했지만 아무리 한국에서 유럽에서 훌륭한 예술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이민사회에서 살려고 하면 그 동안 쌓아온 실력이나 자부심이 무너지는 걸 느끼고, 많이들 힘들어 해요. 여기 들어오면 그 시간만큼이라도 자신의 재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이들이 모여, 그것을 나누고 교제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센터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소정의 사례금과 감사장뿐일 지라도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뿌듯하고 보람이 되실 겁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소그룹과 성경공부 모임, 미팅에 장소를 무료로 개방하고,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연공간을 활용해 눈과 귀, 마음이 열리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있다. 물론 그 모든 활동에는 ‘크리스천’ 마인드가 포함된다. 결국에는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 크리스천십’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담긴 것이다.

“예수님의 오병이어 기적은 어떻게 보면 다른 기적에 비해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엄청난 사랑과 힘이 담겨 있어요.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도 엄청난 일보다는 남이 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 비본질에 매이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일들을 차근 차근 해나가고 싶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기도와 후원, 참여를 기대합니다.”

크리스찬교육문화센터는 45 Old Peachtree Rd. NW #300, #1000 Suwanee GA 30024에 위치해 있으며 문의는 678-584-1151, yizart@gmail.com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