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에 목회칼럼을 매주일 쓰기로 결심하였을때 제일 먼저 읽은 칼럼집이 최종천 목사의 “행복 비타민”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의 글을 즐겼습니다. 그의 글은 서정적이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하여 따뜻하게 성도들을 보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성도들을 향한 목회의 열정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그에 대한 이야기가 신문에 나왔습니다. 여성도에 대한 성추행, 연봉 6억원, 당회의 의결없이 100억원에 대한 교회재정 펀드 투자, 그리고 전별금 20억 등등.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한 내용이 신문에 실리고 결국 사임하기로 입장을 표명했기에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글을 통해서 만났던 그에 대한 모든 것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니 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시험에 걸려 넘어진 사건이 요즘 너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삼일교회의 전병욱 목사가 성추행으로 얼마 전에 물러난 사건, 목동 제자 교회 목사의 재정 비리 사건, 그리고 소망교회의 목회자 폭력 사건, 등등. 갑자기 “과연 이것이 다일까?” 생각이 들면서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사실 부흥은 목회자에게 있어서 빛과 어둠의 공존입니다. 목회자로서 교회 성장에 대해 꿈을 꾸는 것은 당연한 사명입니다. 사도행전 2장47절은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라고 기록합니다. 전도를 통한 영혼구원이 계속 교회내에서 일어나도록 목회자는 비젼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대형교회 목회자의 비리를 보면서 부흥은 동시에 타락의 지름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성장을 하면서 숫적으로나 재정적으로 풍요로와지고, 목회자에게 자신감이 생기게 되면,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해 질 수 있는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시대 사울왕과 다윗왕 그리고 솔로몬왕 모두가 다 그렇게 타락했던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그들 모두 이스라엘의 왕으로 하나님께 맡겨진 사역을 처음에 감당할 때만 해도 하나님과 백성들을 향한 사랑의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점차 안정이 되면서 그들은 점점 타락하였습니다. 사울은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을 죽이려고 하였고, 다윗은 강간과 살인을 저질렀으며, 솔로몬은 1000명의 여인을 첩으로 두면서 결국 우상을 섬겼습니다.

목회자로서 부흥에 대한 꿈을 꾸면서 두려움을 갖고자 합니다. 누구나 타락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자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완전했던 아담과 하와도 타락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지혜로왔던 솔로몬도 타락했습니다. 과연 우리 교회도 부흥을 이루게 되면 저 자신이 무엇이라고 타락의 그 큰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더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흥의 어두움인 풍요로움이 목표가 아니라, 부흥의 빛인 구원받는 자가 날마다 더 많아 지도록 더 겸손히 섬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우리 성도 여러분에게 부탁 드리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겸손해 지려고 노력해도 저는 솔로몬 보다 지혜롭지 못합니다. 아담과 하와보다 완전하지 못합니다. 그들보다 더 많이 연약합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최선을 다해 의의 길을 가려고, 섬김의 목회를 하려고,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목회자가 되고자 노력하겠지만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없으면 사탄의 그 큰 유혹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5주년을 맞아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는 목회적 약속은 시험에 빠질 수 있는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끊임없이 간구하는 목회자가 되는 것입니다. 연약함을 인정할때 비로서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항상 간구하는 목회자가 되도록 꼭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