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평신도 사역자의 시대다. 선교 전문가들은 평신도들이 각자의 일터에서 부르심의 소명을 붙들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곳을 변화시켜 나갈 때 언행일치를 통한 전방위적인 선교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일터가 있는 기독교인들은 세속과 거룩의 중간지대에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일터야말로 가장 전략적인 선교지이며, 선교자원이라며, 이 일터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에 본지는 일터의 현장에서 기독교 신앙과 세상의 일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자신의 일터에서 섬김을 실천해 나가는 평신도 사역자들을 만나, 그들의 신앙과 삶을 조명해 보는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한국서 고등학교 시절 친구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11년 전 미국에 오기까지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고단한 이민생활을 하면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 때론 신앙이 냉랭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원의 확신을 가지게 된 건 9년 전 글로리 캠프를 통해 성령의 은혜를 흠뻑 받고 그 이후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영접한 이후 평신도 사역자로서 부르심의 소명을 붙들고 일터에서 섬김을 실천하는 찰리 정 (정영기)매니저를 만나고자 16일 오전 빗 속을 가르고 자동차 페달을 밟았다.

일본, 미국, 유럽의 유명 자동차 딜러샵이 모여있는 LA 동부 인랜드 지역의 푸엔테 힐의 60번 Fwy 길 옆 자랑스런 모국의 대표 브랜드 현대자동차 휘장이 눈에 들어왔다. 6.5에이커 부지 위에 13만 스퀘어피트의 초대형 딜러 푸엔테 힐스. 그곳이 바로 찰리 정 매니저의 일터다.

▲찰리 정 매니저의 사무실 벽에는 신앙인답게 'PEACE'라는 글귀를 담은 액자가 걸려있다. 그는 액자를 가리키면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걸 보고 '평화'라고 해석하지만, 그리스도 인들은 '평안 또는 평강'이라고 해석해야 옳다"고 설명했다.

동부사랑의교회 출석교인인 정 매니저는 자신의 일터에서 몇 안되는 한인 중 한 사람으로, 백인, 히스패닉, 흑인 등 다양한 인종들과 함께 일터에서 어우러져 일을 하고 있었다. 한인들만 모여있는 한인기업이 아니기에 필연적으로 다양한 인종들과 소통하면서 일해야 하는 환경이다.

"흔히들 한인이민교회가 미국사회 문제나 다른 인종 및 커뮤니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게토화된 공동체가 되는 것이 문제라고 하지요. 교회는 교회끼리, 한인은 한인들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타인종을 대할 때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말로만 복음을 전파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어렵지만 내 삶 가운데 예수님의 향기가 드러나도록 힘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터의 현장에서 복음의 메신저가 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자 매일 일에 치이고 바쁘지만 아침마다 꼭 기도와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기로 약속한 이 날 역시 아침에 큐티를 하고 왔다고. "아무리 힘들어도 믿음의 끈,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잘 알기 때문"이라면서 그는 복음전파의 중요성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말했다.

자녀 교육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정 매니저는 2주 전 아들이 다니는 고교 학부모들과 함께 '크리스천 학부모회'를 결성해 회장직을 맡게 됐다. 전교생 5천명 중 한인 학생이 2백여명을 차지하는 인랜드지역 랜초 쿠카몽가 로스 오소스 고교 한인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일 고교 학생들을 위해 학용품 전달식을 가진 학부모회는 앞으로 매학기 마다 이 같은 기부를 할 예정이다.

그는 "자녀들에게 믿으라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크리스천 부모들이 앞장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한인 학부모들이 중심이 되어 작게 시작하지만, 앞으로 한인들 뿐만 아니라 백인, 히스패닉 등 여러 인종들과 어울려서 이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전자전이라고 했던가. 이런 아버지를 닮아 그의 아들 역시 지역사회 어린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책상 한켠에 붙어있는 아들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평일엔 새벽 잠을 설쳐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매주 토요일엔 사회봉사 동아리 '매스클럽'을 맡아 타 커뮤니티 학생들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2년연속 여름마다 인디언 호피족 단기선교를 다녀오기도 한다"며 뿌듯해 했다. 미국 수학경시대회에 나가고, 교내 탑 5위에 손꼽히는 재원이다.

마약 문제, 갱 문제 등에 노출되기 쉬운 미국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노심초사하는 1세 부모들이 많은데, 정 매니저는 "하나님께 무릎 꿇고 눈물로 기도하면 반드시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영적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그는 자녀교육을 위해, 가정 목회를 위해 자신만의 '기도수첩'을 쓰고 있다. 그 날 그날마다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받은 응답을 기록하는 것이다.

▲로스 오소스 고등학교에서 학용품 전달식을 가진 '크리스천 학부모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맨 왼쪽) 찰리 정 회장.


일터 사역 통해 어려운 목회자 섬긴다

지역교회를 위해 선교를 위해, 자동차 딜러로써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심하던 중 정 매니저는 목회자들을 위한 '패스터 패키지(Pastor Package)'를 제안해 작년 7월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2010년식 소나타를 도매가격 특별할인과 함께 자체 파이넨싱으로 제공하는 리스프로그램이다.

"자녀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려고 부모들이 노력하는데, 말로는 '독도는 우리땅'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부모가 일본차를 탄다면 아이들이 뭘 배우겠냐"면서 자랑스런 모국의 대표 브랜드 현대자동차의 딜러로써, 국산 자동차를 고집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2-3년전만 해도 솔직히 일본차에 비해 국산차가 뒤쳐졌었지만, 지금은 한국차가 오히려 여러가지 면에서 앞서 있습니다. 먼저 연비 면에 있어 도요타 코로라(35마일)에 비해 현대 엘란트라(40마일)가 훨씬 좋고, 자동차의 성능도 뛰어나며, 잔존가치 또한 엘란트라의 경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러가지 면에서 국산차가 앞서고 있습니다"

"열악한 교회 재정으로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 교회에서 사례비가 나오지만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해 어쩔수 없이 모자라는 생활비를 메우고자 파트타임을 해야 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보면서 늘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목회자 분들이 혜택을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푸엔테 힐스 현대는…

딜러 쉽으론 유일하게 자체 바디샵 운영시스템으로 A에서 Z까지 원스탑 서비스를 실현하는 '푸엔테 힐스 현대'는 현대자동차 전 차종을 대상으로 많은 물량을 확보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곳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장점과 함께 소셜번호나 크레딧이 없는 한인들을 위해 한인특별 융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방문 비자가 아닌 장기 체류목적의 한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크레딧이 좋지 않은 고객도 소정의 다운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자체융자시스템으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