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뉴스채널 MSNBC의 간판 앵커 키스 올버먼이 퇴사했다.

올버먼은 21일 밤 인기프로그램인 ‘키스 올버먼과의 카운트다운'을 진행하면서 "오늘이 마지막 프로그램"이라고 밝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MSNBC도 성명을 통해 "키스 올버먼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버먼이 MSNBC를 떠난 배경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시청자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MSNBC의 한 관계자는 방송국과 올버먼의 소속사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퇴사에 대해 물밑협상이 진행돼 왔다고 전했다.

올버먼 측에서는 그의 인기와 영향력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700만달러의 연봉인상을 요구했고 MSNBC는 이에 난색을 표해왔다. 또 올버먼의 지나치게 진보적인 성향 때문에 방송사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도 퇴사 이유가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번 올버먼의 퇴직은 양측의 합의로 이뤄졌으며 올버먼은 액수가 확인되지 않은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버먼이 지난 2003년부터 진행한 `카운트다운'은 MSNBC의 황금시간대 간판프로그램으로 1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해 왔다.

올버먼은 뉴스 해설에서 공화당을 공격하고 민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 보수성향의 케이블뉴스채널 폭스뉴스에 맞서 MSNBC를 진보적인 방송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SNBC와 올버먼은 지난해 11월 올버먼이 당시 중간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 3명에게 사규를 어기고 선거자금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 정직처분을 받는 등 논란을 일으켰고 계약 기간을 2년 남겨뒀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합의하에 퇴직이 결정된 것.

한편 올버먼은 MSNBC와의 합의 조건으로 일정기간동안 다른 방송사에서도 활동할 수 없게됐다.

할리우드 = 채지훈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