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ESPN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한국과 이란의 아시안컵 8강전을 이 대회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았다.

방송은 아시아의 두 자이언트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86년을 기다렸다"고 운을 뗐다. 한국은 51년, 이란은 35년을 기다려 두 국가의 햇수를 합산하면 86년이 된다는 것이다.

이 순간을 위해 양 팀은 거칠게 싸웠으나 끝내 행운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ESPN은 교체멤버로 들어가 연장전반 17분 결승골을 터뜨린 윤빛가람에 '수퍼 서브'(Super Substitute)란 별명을 붙여줬다. '수퍼 교체선수'란 뜻이다.

방송은 윤빛가람이 페널티 지역 안쪽으로 치고들어가 날린 벼락 슈팅 한 방이 이란의 '35년'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며 한국팀 감독의 작전을 높이 평가했다.

일본과 홈팀 카타르의 8강전도 한편의 드라마로 꼽혔다. 일본은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3골을 몰아쳐 짜릿한 3-2 역전승을 일궈냈다.

홈팀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카타르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일본은 전열을 재정비, 대반격에 나서 결국 후반 44분 극적인 결승골이 나왔다. 거의 질 뻔 했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는 저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방송은 일본이 첫 게임인 요르단과 졸전을 벌였으나 이후 10골을 몰아치는 등 골폭죽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ESPN은 4강전에서 맞붙게 된 한국과 일본은 아시안컵 대회 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