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의 PS 111, 차터 스쿨 718, 사립학교 필드스톤 스쿨(Fieldston School)에서 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최경미 선생. 그녀는 교사이면서 동시에 목사다.
 
최경미 선생은 "제게는 이 일이 사역이다. 학교 내에서 하나님을 증거하지는 못하지만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며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전했다.
 
▲최경미 선생은 오는 10일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서 진행될 PS111 한국어 수강 학생들의 구정맞이 만두 만들기 실습을 준비하기 위해 행사를 2주 앞두고 금강산 식당을 찾았다.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해 공부에도 집중할 수 없는 흑인 아이들에게 최경미 선생은 특별한 존재이다. 그 사랑을 아는지 아이들도 한국어 시간만 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진다. 한국식으로 일어나 90도 각도로 인사하고 수업 시간에는 떠들지도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떠드는 친구를 나무라며 수업을 돕는다.
 
한국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사를 존경한다고 하니 복도에 지나가다 최 선생을 만나면 'Don't touch her shadow'하며 그림자도 안밟으려고 한다. 아이들은 최 선생을 통해 배운 인사 예절을 부모님들, 그리고 미국 교사들과 교장 선생님께도 적용한다. 그러니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놀라고 좋아한다.
 
학습 효과도 높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가르쳤더니 세계 명문으로 꼽히는 필드 스톤에서는 학생들이 자음·모음을 그 자리에서 익히기도 했다. 참관 교사들은 '어메이징(Amazing)'하다며 놀랐다.
 
바빠서 어떤 때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힘에 부칠 때도 있다. 차터 스쿨 718에서는 쉬는 시간 없이 20-30분 간격으로 교실을 돌아다니며 하루에 9개반에 한국어를 가르치니 시간이 빠듯하다. 게다가 최경미 선생은 지난 9월부터 리버사이드교회에서 유치부를 담당하며 교육부에서 Supervised Ministry를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한국어로 성인 대상으로 성경 공부도 가르치게 되었다.

그 뿐 인가, NYTS에서 목회학 박사과정(2년차)을 하며 다민족 목회 연구에 열중이며 1남1녀의 엄마로서, 뉴욕베델교회 최운돈 목사의 사모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교회 식구들을 픽업(Pick-Up)하는 일도 최 선생의 몫이다. 최 선생은 하루 24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루에 4-5시간을 자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최경미 선생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 저를 통해 이루어졌으면 한다. 바닥에서 울고 있던 아이도 제 시간이 되면 행복해한다. 그게 신기해서 그 매력으로 이 일을 한다"고 전했다.
 
브롱스의 흑인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며 부모를 공경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한국의 예절을 배운다. 또한 차터스쿨 2학년생 80명의 학생은 작년 12월,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 와서 한국 음식 '김밥'도 만들어 보았다. 플러싱 금강산 식당의 대표인 유지성 사장은 미동부 한식세계화 회장직을 맡고 있어,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오는 10일에는 PS111 5학년 학생30명이 구정맞이 만두 만들기 실습을 할 예정이다. 한국 총영사관 에서 한국어 지원금을 받아 문화 체험 수업으로 하는 것이다. 이날 학생들은 한국어 노래도 부르며 그간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을 접하다 보니 아이들은 한국 문제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군밤 타령에 나오는 '연평 바다'가 요즘 뉴스에서 '파이팅(Fighting)'한다는 그 '연평도'냐고 물을 정도이다. 거기다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생겨 최 선생도 놀란다.
 
최경미 선생은 "문화 전쟁의 시대에 브롱스의 흑인 아이들 가운데 한국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는 것이 감사하다. 한쪽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를 귀하게 생각하면 도미노 현상으로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런 의식이 생긴다"며 "브롱스에 확실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월 19일은 차터 스쿨 PS 718에서, 2월 4일에는 PS 111에서 구정맞이 한국 페스티벌을 한다. 이날 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그동안 배운 한국어 실력을 드러내게 된다. 이에 최경미 선생은 유치원생 사이즈부터 성인 사이즈의 한복 후원을 부탁했다. 플러싱 지역은 금강산 식당에 맡기면 되며 다른 지역은 학교로 직접 보내면 된다.(받는 사람은 최경미 선생, fumcchoi@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