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유니온교회는 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이 교회를 개척한 이정근 목사가 은퇴하고 문병용 목사가 새롭게 취임했다. 문병용 목사는 개척하여 30여 년을 목회한 이정근 목사의 빈자리를 매우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는데 한창이었다. 미국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가 개척, 부흥하는 교회를 목회하던 그가 다시 미국으로 오게 된 배경과, 4개월의 소감,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유니온교회에서 목회한 5개월의 소감은 어떠십니까?

“제가 유니온교회 부목사로 있었을 때 알았었던 분들이 60~70여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부지런히 심방을 다니는 중입니다. 이민자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바쁜지 경험한바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하던 기도목회 보다는 큐티목회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취임하고 바로 시작한 특별새벽기도회에 80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것을 보고 역시 ‘기도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기도의 분위기가 시작되니 새벽기도나 금요철야를 통해 성도들이 성령을 체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다닌지 수년이 되었지만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체험하게 되니까 성도들의 간증거리가 되었습니다. 이혼위기에 처했던 성도의 가정이 회복되거나 병으로 아픈 몸이 치유되거나 새벽기도회에서 은혜를 받고 교회에 정착하는 사례들이 그 예입니다. 이렇게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교제하고 있습니다. 원로 목사님을 도와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던 성도들이 또한 저를 믿고 따라와 주니 감사합니다. 매우 저력 있는 교회이죠.

-부목사로 사역할 때, 이렇게 다시 담임목사가 될 줄 예상하셨나요?

“아니예요. 1991년도에 유학 와서 공부를 마치고 카자흐스탄 선교사로 1년, 유니온교회 부목사로 3년을 지내다 97년도에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올거란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97년도는 한국에 IMF가 온 상태여서 한국에 돌아가 개척하는 것을 말리는 분들도 있었지만 하나님이 개척하라고 하시니 순종했지요. 그때 유니온교회에서 2만불을 헌금해 주셨었습니다.
분당에 서북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밤낮으로 기도하며 전도하니 6개월 만에 100여명이 모였고 8년 만에 20여억 원에 달하는 교회건물을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목회를 하던 중 작년 9월에 청빙 연락이 왔어요. 미국 올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제쳐놓고 있다가 계속 연락이 와서 기도원에 올라가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면 항상 분명한 응답을 주시는데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는 찬송가로 응답을 주시는 겁니다. 그래서 안가도 되겠구나 했는데.., 불현 듯 9년 전에 하나님께 드린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여기저기서 청빙이 올 때였는데, 갈 것 아니면 청빙이 없게 하시고 다시 청빙이 들어오면 가야할 곳으로 알고 순종하겠다는 기도였어요. 그 기도를 드리고 나서 정말 청빙이 없었는데 9년 만에 유니온교회에서 청빙을 받은 것입니다. 그 때부터 미국을 오기위한 과정이 시작된 거죠.”

-당시 서북교회 성도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겠네요.

“성도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나님의 징표가 있어야 했습니다. 영주권이 없었기 때문에 청원서와 비자가 5월까지 통과되면 하나님의 뜻으로 알자고 했더니 성도들은 난리가 났죠. 기도 안하던 성도들까지 나와서 가지 말라고 열심히 기도하던 중에 장로님들이 제비뽑기를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결과는 미국에 가는 것이 한 표 더 나오게 됐지요. 그런데 청원서와 비자가 안나오는 겁니다. 약속한 5월이 지났고 성도들은 다시 안심했는데 글쎄 6월에 통과 됐다는 서류를 받았습니다. 그 서류에는 5월 말로 통과됐다는 확인날짜가 나와 있었습니다. 그제야 성도들이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보내주었습니다.
제가 미국에 오는 문제는 마무리됐지만 후임자를 찾는 일이 시급했어요. 기도하다가 서북교회와 5분 거리에 있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개척해 성공적인 목회를 하고 있는 이웃교회 목사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생각에 기도하고 찾아가 제안을 했습니다. 그 목사님도 기도하고 제안을 받아들였구요. 그리하여 두 교회가 통합을 결정했습니다. 제가 유니온교회에 8월달에 취임하고 한달후 9월에 통합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새빛교회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게 되었고, 이정근 목사님과 함께 예배에 참석했었습니다.”

-목사님이 떠나온 교회는 이웃교회와 통합하게 되고, 유니온교회 이정근 원로 목사님은 후임 목사님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는 등 훈훈한 모습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분열되고 갈라지는데 하나님이 주신 보너스 같았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아뢰고 응답하신 그대로만 간다면 정말 좋은 일들만 일어납니다. 비록 당장은 아니라도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늘 기도하고 영적으로 깨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이정근 목사님은 제가 취임하던 당일에 한국으로 떠나셨습니다. 원로 목사와 후임 목사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이민교회의 모델이 될 만한 사례가 없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임 목사와 성도들을 열심히 중보하고 이제 더욱 하나 되어서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라고 축복해 주시고 한국으로 가셨습니다.”

-모든 과정이 정말 은혜롭습니다. 앞으로 유니온교회에는 어떤 소식들이 들려질까요?

“사도행전을 보면 2장에 예루살렘교회가 나오고 13장 안디옥교회, 17장 데살로니가교회가 나옵니다. 예루살렘교회는 성령 공동체이죠. 성령의 역사가 임하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안디옥교회는 바나바와 바울을 선교로 개척하게 합니다. 선교 공동체예요. 그리고 데살로니가교회는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는 교회였습니다(살전 1장) 따라서 훈련 공동체입니다. 이 세 교회의 모형을 따라 하나님을 체험하는 교회, 사랑을 나누는 가정, 소그룹, 지역사회 섬김, 세계 선교 등의 비전을 이루어나갈 것입니다.
특별히 교회재정의 30프로 이상을 선교하는데 사용하도록 시스템을 조금씩 바꾸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소식을 알고 개인적으로 선교하고 싶었던 성도들의 지원이 연결되는 중입니다. 또한 소그룹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할 것입니다. 제자훈련을 마치면 셀 리더가 가능해 지는 겁니다. 이민교회에 맞도록 수정 보완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사역이 있습니까?

“역시 2~3세들이 바통을 잘 이어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Youth나 EM사역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들을 키워낼 사역자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어렵겠지만 2세들에서 사역자나 목회자로 헌신하도록 도전을 주고 격려를 하려고 합니다. 유니온교회는 사역자들을 키우는 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유초등부, 중고등부에서 잘 양육해서 리더로 세우고, 나아가 다른 교회들로 공급할 수 있는 사역자들을 길러내는 일을 부족하지만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근처에 있는 아주사대학의 한인 학생들과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했습니다. 그들에게 장소도 제공해주고 물질적 지원도 해줌으로써 캠퍼스를 전략적으로 전도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유학생 부부와 몇몇 한인학생들이 교회에 등록하는 등의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저력이 느껴집니다.

“보통 담임목사가 바뀌면 교회를 떠난 성도들도 있고 분열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이전에 여러 사정으로 떠났던 분들도 돌아오고 있습니다.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교회를 일궈왔던 분들이 다시 뭉쳤다고 할 정도로요. 유니온교회는 정말 감사하게도 모든 인프라가 갖추어진 교회입니다. 목회가 안정되면 이제 더 큰 차원으로 이민사회와 교회들을 섬기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을 위해 늘 영적으로 깨어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