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에서 김성혜 총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영산 조용기 목사의 목회와 영성을 주제로 한 제1회 전국 목회자 초청 컨퍼런스가 6일 군포 당정동 한세대학교(총장 김성혜 박사) 본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과 한세대 영산신학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컨퍼런스에 대해 김성혜 총장은 환영사에서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영적 원리를 4차원의 영성에 적용했던 영산의 목회와 영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를 널리 확산시키고자 전국 목회자들을 초청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컨퍼런스 개회예배에서는 컨퍼런스의 주인공인 조용기 목사가 설교했으며, 세미나에서는 조 목사에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직을 맡고 있는 이영훈 목사와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임형근 교수(한세대) 등이 강사로 나섰다. 개회예배 격려사는 장희열 목사(한세대 이사장)와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 축사는 이광선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등이 맡았다.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사랑과 행복나눔 뿌리는 ‘십자가’

‘영산의 십자가 영성과 제자사역’을 주제로 첫번째 발제에 나선 이영훈 목사는 “영산의 삶과 사역은 성령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의 모범을 따르고 있다”며 “영산은 십자가 대속에 근거하여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으로 구체화되는 그리스도의 전인적 구원을 선포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펼쳐가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 목사는 “영산의 순복음 신앙은 철저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갈보리 십자가로부터 출발한다”며 “죄와 질병, 저주와 죽음이라는 절대 절망적인 운명을 가진 인간이 하나님께 용서를 받고 의로움과 영생을 얻는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고, 십자가의 구원 사역은 부활과 승천, 이후 약속하신 성령의 강림과 신약 교회의 탄생, 성령의 사역들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현재적 구원으로 다가오게 됐다”고 밝혔다.

영산 목회의 특징인 ‘희망’의 근거도 십자가라고 이 목사는 주장했다. 그는 “영산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절망과 패배가 아닌, 우리에게 절대 희망이 됨을 선포한다”며 “많은 이들이 영적 차원에서와 현실적 삶에서 진정한 희망과 격려를 필요로 할 때,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전인적 구원의 능력과 희망, 그것에 대한 기대를 채워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전했다. 하나님이 조 목사를 선택하셔서 낙담한 사람들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흘러 나오는 희망을 전하게 하셨다는 것이다.

▲첫번째 발표에 나선 이영훈 목사. ⓒ이대웅 기자
특히 조용기 목사가 은퇴 이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나눔 사역’을 주목하면서, 조 목사의 목회관이 세간에서 비판하는 ‘기복신앙’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목사는 “영산의 축복의 복음은 성도들로 하여금 개인주의적이고 기복적인 삶을 추구하게 하지 않고, 자기부인과 섬김과 나눔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한다”며 “영산의 신학과 영성에서는 ‘고난의 현실과 이웃 사랑의 중요성’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영혼이 잘 되고 범사가 잘 되고 강건해지는 삼중축복의 약속을 선포하면서도, 신앙의 개인주의화를 피하고 이웃 사랑과 사회적 관심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논리다. 이 목사는 “그러므로 영산에게 있어 성령의 열매를 맺는 과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이루신 죄 사함과 용서의 은혜를 성령을 통하여 날마다 지속적으로 실천해내는 작업”이라며 “영산에게 있어 십자가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들에게 그 은혜에 감사하기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구체적으로 사랑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목사는 “영산의 십자가 신앙은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아낌없이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자기희생과 순종, 섬김과 나눔의 본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추구해 왔다”며 “영산의 제자도 실천은 겸손과 섬김으로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는 것,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기꺼이 지는 것,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이웃과 사회에 구체적으로 나누는 일로 구체화돼 왔다”고 결론내렸다.

그는 이러한 실천들이 전적으로 성령에 의지하는 참된 겸손에 의해 추구됐고, 오늘날 성도와 목회자들에게 십자가의 길은 어떠한지, 무엇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하는지 깊은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대부흥의 성결성과 여의도순복음의 적극성 조화를”

두번째 발제에 나선 박명수 교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필두로 한 순복음 신앙이 한국 교계의 변두리에서 중심에 서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중심으로서 겪게 되는 순복음 신앙의 향후 과제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조용기 목사의 오순절 신앙이 한국교회 신자들을 사로잡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교회 중심에 서는 데는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며 “하지만 조용기 목사가 강조하는 오중복음은 주류교단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었고, 조 목사는 한국교회 대중들이 원하는 것들을 잡지와 방송을 통해 널리 전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사이비 시비였다. 지난 1983년 예장 통합측은 몇몇 윤리적·교리적 문제를 들어 여의도순복음교회와의 연합활동을 금지했다. 박 교수는 “한국 주류교단에서 제기된 사이비 시비에 휘말린 것은 여의도순복음교회로서는 결정적 타격이었다”며 “하지만 1980년 이후의 한국교회 흐름은 통합측 결정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개최한 1980년대 수많은 대형집회는 대부분 여의도에서 열렸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실제로 통합측과의 갈등 직후인 1984년, 통합측 한경직 목사가 대표를 맡았던 한국 기독교선교 백주년 선교대회에 조용기 목사는 주강사로 초청됐다. 박 교수는 “이는 통합측 주장이 한국 교계에서 널리 공인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며 “비록 한국의 주류교단은 조용기 목사를 이단시했지만, 한국 기독교인들 다수는 조용기 목사의 설교에 큰 감화를 받았고 이같은 대중적 지지가 힘이 돼 사이비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 역사 가운데 수많은 이단이 나타났고 우리는 정통 기독교를 수호하기 위하여 잘못된 이단을 경계해야 하지만, 우리는 교회사를 통해 많은 경우 이단 혹은 사이비의 이름으로 새로운 신앙운동이 정죄됐음을 알고 있다”며 “주류 기독교는 새로운 신앙운동이 종교시장에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이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고도 했다.

이후 순복음교회가 미래 시대에 대처할 첫째 과제로 박 교수는 이제 개인의 카리스마에서 집단의 정신으로 발전돼야 하는 문제를 제시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가 남긴 신앙적인 유산을 어떻게 공동정신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 하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다”며 “이런 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순복음 신학을 정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영훈 목사를 2대 담임목사로 선임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전했다.

또 △순복음의 신학은 순복음 신앙을 잘 표현하는 방식으로 정립돼야 하고 △세속화 위험을 항상 경계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로서 포용할 것과 반대할 것을 명백히 하고 △오순절운동의 근본인 성결운동 정신을 회복하는 것 등을 과제로 꼽았다. 박 교수는 “평양대부흥운동의 성결의 영성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적극적 삶의 영성이 조화될 때 한국교회 영성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