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여론의 확산을 경계하고 나섰다.

퓨 리서치 센터가 7월 21일부터 8월 5일까지 미 성인 3,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8%는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초기인 2009년 3월보다 7% 증가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타임지와 CNN의 조사에서는 각각 전체 응답자의 24%와 27%가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여론은 지난 13일, 9.11 테러 현장 모스크 건립안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사실상 지지 발언이 나온 이래로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오랜 기간 협력해 온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최근 발표되고 있는 조사 결과들에 대해 “오해에 불과하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여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오바마 행정부 종교 담당 자문위원 중 한 명인 노스랜드처치(플로리다 주) 조엘 헌터 목사는 “대통령을 알고 있고, 또 그의 영적인 삶에 함께 해 온 이들은 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갖고 있는 믿음을 증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미국민들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에 말했다.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회장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역시 “모든 논란의 핵심은 대통령의 부친이 무슬림이었고, 따라서 그가 무슬림으로 태어났다는 데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가 이슬람을 거부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그는 또한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가 자신이 말하는 대로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무슬림이 아니냐는 루머에 시달려 왔다. 하와이에서 출생한 오바마 대통령은 어머니는 미국인이나, 아버지와 양아버지가 각각 케냐와 인도네시아 출신의 무슬림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운데 이름 역시 무슬림인 친할아버지에서 따 온 ‘후세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6~10세 때 인도네시아에 살며 무슬림들을 위한 학교에 다닌 적도 있다. 이같은 출생 배경과 어린 시절 받았던 이슬람 교육 때문에 적지 않은 미국민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은 무슬림일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임 이후 대아랍 화해 정책을 펼치면서 이슬람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 온 것과는 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예배 드리기를 중단하고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드러내는 표현은 최소한으로 아끼고 있어 이같은 오해는 더욱 깊어져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일부 국민들에게서 오바마 행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을 낳거나, 오바마 대통령의 반대자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악용될 경우라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에 대한 의혹 기사들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신실한 기독교인임”을 확인했다. 백악관측은 CNN에 “대통령의 기독교 신앙은 그를 이루고 있는 일부다. 단지 대중이나 미디어가 매일 관심을 갖는 부분이 아닐 뿐이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전에는 진보적 색채가 강한 미국 연합그리스도교회 소속 트리니티교회에서 예배를 드려 왔으나 담임목사인 제러마이어 라이트 목사의 미국 비난 발언이 문제가 되자 출석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