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교회와 많은 성도 수, 그에 따르는 명성. 오늘날 자주 목회자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양적인 기준들이 많은 목회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같은 부담이 때로는 목회를 중단시킬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미국의 한 목회자가 지적했다.

오늘날 미국 목회자 절반은 할 수만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사역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한다. 70%는 우울증과 싸우고 있으며, 90%는 사역의 도전들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조나단 팔웰(Falwell) 목사가 최근 버지니아 주 린치버그에서 열린 ‘리퓨얼 컨퍼런스(Refuel Conference)’에서 “미국 목회 현장에서 뭔가 잘못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제시한 자료다. ‘리퓨얼 컨퍼런스’는 목회자들이 사역의 비전과 목표를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 지난 18일, 19일 개최됐다.

최근 바나그룹과 라이프웨이 리서치, 액츠29 등 미국의 교회 전문 설문조사 기관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달 1,500여 명의 목회자들이 도덕적 문제, 신체적·정신적·영적인 소진(우울증과 무기력증 포함), 개인적 갈등을 이유로 사역을 중단하고 있으며, 신학대 졸업자 80% 이상이 목회를 시작한 최초 5년 안에 사역을 영영 포기해 버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결과겠지만, 팔웰 목사는 무엇보다도 가장 큰 요인으로 오늘날 양적인 성과만을 가지고 목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교계 분위기를 지적했다. 교회가 얼마나 크고, 성도 수는 몇 명이나 되며, 해마다 발표되는 성장하는 교회 리스트와 영향력있는 목회자 리스트에 몇 순위로 오를 것인지, 얼마나 많은 트위터 팔로우어들이 따르는지 등의 기준들에 목회자들이 압도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 Top 100’ 식의 리스트들이 나쁘다거나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이러한 외적인 평가 기준들을 대하는 목회자들의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목회자들이 이러한 기준에 자신의 목회를 맞추기 위해 애쓰다가, 실패했다고 느껴질 경우 쉽게 절망 가운데 빠지고 있다.

팔웰 목사는 “‘빅 미니스트리, 빅 아웃리치(big ministry, big outreach)’ 등의 구호에 집중하지 말고, 한 사람, 영혼에 상처를 입고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의 손길을 기다리는 한 사람에 집중한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미국 기독교 우파 운동의 수장이었던 제리 팔웰 목사의 아들로, 토마스 로드 침례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조나단 팔웰 목사는 자신의 교회가 크고, 따라서 자신이 직접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볼 기회를 자주 갖지는 못한다는 점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목회자들에게 “한 사람, 한 영혼을 보살피고 그들을 위해 목회한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해야 할 순간들에 충실하게 목회자로서 임한다면, 하나님께서는 한 영혼(the one)을 영혼들(the ones)로 바꾸어 주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