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가 타락하기 전에 거주했던 에덴 동산. 그곳은 실재(實在)했을까? 그렇다면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이같은 질문은 시대와 종교를 넘어 수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낳게 했다.

영국의 세계적 고고학자인 데이비드 롤 박사(David Rohl; 학제학연구소장, 서식스이집트학회장)가 방한, 3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차 한민족 국제 학술대회에서 ‘에덴 동산의 위치 추적’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한민대학교와 세계사이버대학 한민족연구소, 대전일보 공동주최로 열렸다. 한민대 총장이자 (사)한민족세계선교원 이사장인 조준상 박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어떻게 보면 영원한 존재 근원의 궁금증이기도 하면서, 성경 기록의 진실성을 확증할 수 있는 최고의 고고학적 탐구의 장소가 될 수 있을 ‘에덴 동산의 실재’ 그 궁금증이 오늘 강연을 통해 풀리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에덴의 위치에 대해 설명하는 데이비드 롤 박사. ⓒ류재광 기자

데이비드 롤 박사가 밝힌 ‘에덴’의 위치는 이란 서부의 고대 아르메니아. 그 중심부에는 반 호와 우르미아 호 분지가 있다. 이곳은 성서에서 아라라트라고 부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에덴의 동쪽’에 있는 에덴 동산은 타브리즈 근처의 아드지 차이 골짜기 서쪽 끝이라고 롤 박사는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창세기 2장 10~14절에 나오는 에덴에서 흘러나온 네 강, 즉 비손, 기혼, 힛데겔, 유브라데에 대해 각각 우이준, 가이훈/아라스, 티그리스, 페라트라고 고증했다. 이 네 강은 모두 반 호와 우르미아 호 일대에서 발원한다. 이 지역은 오늘날 서쪽에는 터키 동부, 북쪽에는 아르메니아, 동쪽에는 이란의 아제르바이잔 주, 남쪽에는 쿠르디스탄 주가 자리잡고 있다.

롤 박사는 ‘에덴 동산’의 위치 역시 성경에 묘사된 모습들을 통해 추적했다. 에덴의 동쪽에 있으며(창 11:8), 온갖 나무가 자라고(창 2:9), 빙빙 도는 불칼과 관련돼 있다는 것(창 3:24) 등이 에덴 동산에 대한 성경의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설명과 가장 흡사한 곳으로 이란 북서부에 있는 아드지 차이(옛 이름은 메이단) 골짜기를 지목했다. 이 지역의 중심에는 타브리즈라는 대도시가 자리잡고 있는데, 롤 박사는 이같은 설명을 하면서 “전설적인 에덴 동산의 배경으로 이보다 더 극적인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덴 동산의 지형에 대해 “사발란 산과 사한드 산의 높은 산줄기가 북쪽과 동쪽과 남쪽을 에워싸고 있다. 서쪽에는 우르미아 호로 뻗어있는 아드지 차이 삼각주의 위험한 늪지대가 자리잡고 있다. 에덴 동산의 동쪽에서 골짜기는 에덴의 동쪽 들머리인 고갯길을 향해 차츰 오르막을 이룬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성경은 허구” 주장하는 일부 신학계에 반박

롤 박사는 그러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에덴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에덴은 지리적 실체가 없는 순전히 신화적인 장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민대학교와 세계사이버대학 한민족연구소, 대전일보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는 많은 성도들과 교역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류재광 기자

데이비드 롤 박사는 이날 강연에 앞서 서구 신학계에 만연한 “성경은 허구”라는 인식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성경을 사랑하고, 이 책이야말로 실제 인물과 사건을 다룬 책이라고 믿는다”며 “성경이 허구라면 어떻게 신앙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한 네덜란드 신학자가 “성경 속 이야기의 가치는 그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이라는 데 근거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현대 서구 신학의 문제를 극명히 보여주는 말”이라며 “고고학적인 증거가 하나하나 나오면서 그같은 주장들이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데이비드 롤 박사는

데이비드 롤은 베스트셀러 「세월의 풍상(A Test of Time), 도서출판 해냄」을 통해 고대 이집트의 새 연표를 제시함으로써 성서의 역사를 완전히 새롭게 인식하도록 해 주었다. 그는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을 통해,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중요한사건과 인물들의 역사적 진위를 입증해 주는 최초의 고고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국제적인 찬사를 받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3부작 <파라오와 왕들>의 캐스터로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중동 지역을 여행하면서 「문명의 창세기, 도서출판 해냄」를 위한 증거 자료를 수집했다. 쿠르디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을 탐사한 뒤에는 바레인 섬을 답사했고, 세 차례에 걸쳐 이집트 동부 사막의 고고학적 유적을 조사했다. 동부사막 탐사에서는 최초의 파라오왕조가 수립되기 수세기 전에 이방인들이 나일 강 유역에 칩입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고대 암각화를 새로 발견했다.

데이비드 롤은 런던 대학에서 이집트학과 고대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론테스강 연안에 있는 카데시에서 ‘고고학 연구소’의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현재 그는 학제학 연구소 소장이자 서식스 이집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