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한국을 방문한 아시아 복음주의 단체 대표자 등 각국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호소를 경청한 한기총 총무 최희범 목사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총무 강승삼 목사는 ‘뼈아픈 지적’이라며 자정 노력을 다짐했다.

최 목사는 “의사소통문제, 제국주의적 패러다임에서의 탈피, 성육신적 자세의 부족 모두 너무나 뼈아프지만 고맙고 자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교신학자는 아니지만 기독교대한성결교단 총무를 거치며 30개국의 선교지를 찾아다니고 현장을 파악하고 선교전략회의를 했던 선교행정가의 입장으로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지적들”이라고 말했다.

선교현장에서의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 목사는 한국교회가 스스로 세 가지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왜 선교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라며 “그 근거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잠시 멈춰서서 이유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그는 “한국교회가 이제는 선교지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철저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셋째로 선교사들에 대한 완벽하고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 총무는 선교사들에 대한 훈련으로 놓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성 훈련이며, 선교마인드는 충분한 반면 인성에 대한 의식의 부재가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 총무는 교단 총무시절 설립한 선교훈련원을 예로 들며 “6개월간 가족이 함께 들어와 훈련을 받아야 하며 이 훈련을 마치지 못하면 선교사로 나갈 자격을 얻지 못한다”고 사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총무는 “이젠 이름을 내세우기 위한 선교가 아닌 교단과 선교단체가 전략적으로 연합해 노력하지 않으면 열심히 해도 긍정적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발표를 교훈삼아 한국선교가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승삼 목사 역시 선교사의 인성 문제 해결에 강조점을 두었다. 강 목사는 “선교사는 인성과 영성이 함께 가야 한다”며 “한국의 선교사들은 현지인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본다. 처음부터 그들을 선교의 주체로 보고 위임과 이양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회장은 최근 본인 스스로가 한국선교사들을 위해 작성한 일종의 지침서인 <한국선교사들을 위한 십계명>을 제공했다. 지침 내용은 아래와 같으며 현지 선교사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1. 존재가 행동보다 중요하다.
2. 변방 선교의 선교지 종족들은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다.
3. 직업적 통역자에게 의지하지 말라.
4. 설립된 지 오래된 교회에서 지도력을 독점하지 말라.
5. 교회 개척을 교회 건물 건축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라.
6. 선교지 국가의 동역자들을 영구적으로 고용하지 말라.
7. 한국문화 및 교회 제도를 제국주의적으로 강요하지 말라.
8. 선교지에서 한국인 선교사들과만 교제하지 말라.
9. 단기 선교사들에게 경쟁적 태도를 취하지 말라.
10. 독불장군식 선교사가 되지 말라.

이날 발제한 필리핀 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에브라엠 M 텐데로 감독은 강 목사가 작성한 지침 내용에 대해 전적인 공감을 나타내며 “하지만 이 십계명을 파기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열정과 헌신이 뜨겁기로 유명한 한국선교사들이 이 십계명만 지킨다면 훌륭하고 환영받는 선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