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 끝난 뒤 출연진들은 객석과 함께 찬송가 '40장(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열창했다.

작년 말, 쉐퍼드 선교 오페라단이 생긴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렇게 빨리 오페라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교회들이 기독교 문화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슬픈 현실을 잘 알고 있었을 뿐더러 게다가 이곳은 바쁜 뉴욕의 이민사회가 아닌가? 그런데 부활절을 맞아 2차례 펼쳐 보인 뮤지컬 오페라를 보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적은 예산과 70여명의 출연자들의 바쁜 일정 속에서 준비한 뮤지컬 오페라 '끝없는 사랑'은 기대이상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관람했던 노기송 목사(뉴욕새예루살렘교회)는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이 된다. 특별히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분의 희생은 더욱 그렇다"고 밝혔으며, 송병기 목사(뉴욕목양장로교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은혜스럽고 감동을 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대본을 보고 연습했던 출연자들이 많이 울었다. 천 목사로 출연했던 김정훈 씨(후러싱제일교회)는 "시나리오를 받으며 저를 향한 말씀 같았다"고 밝혔다.

본지는 쉐퍼드 오페라 선교단 박요셉 단장(쉐퍼드 음대교수, 퀸즈한인교회 글로리아 성가대 지휘자)을 만나 공연을 준비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의 계획들을 들어보았다. 이번 공연은 '십자가상의 칠언'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주 내용으로 펼쳐졌으며, 도입부에 탈북자와 그를 도와 준 목사의 대화를 통해 생명까지 내어놓으면서까지 죄 많은 인간을 사랑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끝없는 사랑을 전개해나갔다. -편집자 주-


▲쉐퍼드 오페라 선교단 박요셉 단장
"미국에 와서 기독교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많이 보았는데 볼 때마다 화려하고 멋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작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감동과 회개의 눈물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영적 코드가 다르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정서로 우리가 직접 만든 작품을 보고 서양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이 잃었던 영성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박요셉 단장은 "비본질적인 것이 우선시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을 찬양함에 눈물 없는 기쁨은 하나님이 원하는 기쁨이 아닙니다"고 지적하며 "정말 기쁘면 감격의 눈물이 나는 것입니다. 영혼에 남아있는 찌꺼기들은 눈물로 씻어야 합니다" 고 강조한다.

그는 또한 "반드시 회개의 눈물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믿지 않은 자들에 대한 구원은 당연하며 첫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회복의 눈물이 있기를 바랬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첫 사랑의 회복'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고 밝힌다.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 했던 '끝없는 사랑'

이번에 미국에서 초연된 '끝없는 사랑'은 6개월 전부터 준비가 들어간 작품이다. 특히 조명, 무대, 음악, 무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했다. 박 단장은 "하나님이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고 고백하며, 그 이야기에 앞서 차 사고로 말미암아 더 좋은 차를 사게 된 이야기를 간증을 해야 한다며 사연을 주섬주섬 꺼낸다.

어느 날 새벽, 집 앞에 주차된 박 단장의 차를 다른 차가 충돌하는 바람에 폐차가 될 정도로 큰 사고가 났다. 그러나 다행히 순찰하던 경찰이 사고 현장을 발견하게 돼 보험금으로 더 좋은 차를 사게 됐다. 그는 "몇 달 타고 다닌 이가 헐값에 차를 내어 놓아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정말 1달러도 안 들고 더 좋은 차를 얻은 것은 하나님의 기적입니다. 이외에도 간증할 만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며 말을 잇는다.

무대 제작은 하루에 3-400불을 받는 전문가인 이영세 씨가 본업을 뒤로 하고 3주 동안 도와줬다. 의상은 맨하탄 34가에서 의상실을 25년간 운영하고 있는 손지영 씨가 맡아 31벌을 만들어줬다. 무대 감독 정재겸 씨는 작년 10월에 한국을 출발해 남미•유럽•아프리카를 돌고 1달 전에 미국에 온 이로 세계 여행 중 리허설을 보고 감동을 받아 공연을 도왔다.

왜 뮤지컬 오페라인가?

박요셉 단장은 "오페라는 종합예술로 어느 합창단 소속이어도 상관없이 함께 할 수 있습니다"며 오페라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뮤지컬 오페라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밝힌다. 대사가 멜로디가 있어 연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뮤지컬은 대사처리가 구어체의 말이다. 이에 뮤지컬 오페라는 모든 것을 오페라 형식을 갖춰 표현하되, 대사는 뮤지컬 형식으로 처리한다. 박 단장은 "앞으로 이렇게 혼합된 뮤지컬 오페라가 인기가 있을 것입니다. 이후 대부분 작품들은 이렇게 갈 것입니다" 고 언급한다.

전 세계 다니며 공연할 터

박 단장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할 꿈을 가지고 있다. 벌써 필라델피아에서 5월 초에 공연 일정이 잡혔다. 워싱턴 D.C와 뉴저지에서도 공연이 진행될 계획이다.

박요셉 단장은 또한 1.5세와 2세를 위한 자막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다.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등 1세들만이 아니라 2세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한다.

그는 '끝없는 사랑'에 이어 두 번째 작품 구상도 이미 해 놓았다. 내년이 3.1 운동이 일어난 지 90주년을 맞이하기에, 박재훈 목사(토론토 큰빛교회)의 작품인 '유관순'을 무대에 올리고 싶단다. 박 단장은 "대부분 유관순을 독립운동가로만 생각하는데, 그는 밤새도록 기도했던 사람입니다. 특히 '주여 이 나라 민족을 구원해 주소서'라고 외치는 유관순 아리아가 정말 인상 깊습니다"고 설명한다. 이어 3번째 작품으로 '나부코'를 4번째 작품으로 '에스더'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순수하게 하나님의 종'이 되고 싶어하는 그는 꿈쟁이 요셉처럼 오늘도 그의 꿈들을 향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