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제11차 세계한인선교대회 둘째 날 일정은 다음세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대회 측은 이날 30·40대 강사들을 중심으로 강단을 구성하며, 이민교회의 오랜 과제이자 당면한 현실인 다음세대 복음 전도와 청년·대학생 선교의 방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런 관심은 오후 주제별 강의에서도 이어졌다. 특히 이용희 목사(필리 뉴라이프선교교회)는 펜실베이니아대, 이른바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캠퍼스 사역 사례를 소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이 목사는 아무 기반도 없던 상황에서 유펜 학생들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현재는 유펜 한인 학생들의 복음화율이 기존 3% 수준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 목사의 발표는 단순한 성공 사례 소개가 아니라, 다음세대 선교가 왜 어려운지, 또 그 어려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복음 전도가 실제 사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현장 보고에 가까웠다.

“교회로 오라”가 아니라 “우리가 교회가 되어 찾아갔다”

이 목사는 먼저 자신의 청년 사역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에서 10년 이상 사역했지만, 청년 사역의 핵심은 숫자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찾아감’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 사역할 당시에도 청년들에게 교회로 오라고 하기보다 강남역, 광화문역, 가산디지털단지역 등 청년들이 있는 자리로 직접 찾아가 예배와 말씀 나눔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바쁜 청년들이 교회에 오겠느냐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청년들 곁으로 찾아가는 사역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라고 강조했다. 한 번 모임을 열고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많든 적든 계속 같은 자리로 가는 것이 청년 사역의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이 목사는 “가면 아무도 없을 수도 있고, 많이 나올 수도 있다”며 “그러나 매번 계속 가다 보면 열매는 맺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모임의 실제 방식도 소개했다. 10분은 음식을 나누고, 10분은 준비한 콘텐츠와 복음을 전하며, 나머지 10분은 청년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목사는 이를 ‘텐, 텐, 텐’이라고 설명하며,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하게 될 때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린다고 했다.

“청년을 위한 교회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유펜 캠퍼스에서 이용희 목사와 학생들이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Photo : 이용희 목사 제공) 유펜 캠퍼스에서 이용희 목사와 학생들이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이 목사는 필라델피아에 온 이후 다음세대 사역의 현실을 더 절실히 마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미국에 올 때는 영어 공부에 집중하고, 한인교회 사역이나 청년 사역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 청년 공동체에 합류했을 당시 30~50명 정도가 남아 있던 상황이었지만, 청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며 1년 반가량 지나자 100명 이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민교회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단어가 ‘일꾼’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청년들에게 일꾼이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교회를 위한 청년이 아니라, 청년을 위한 교회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 없이 헌신만 요구하는 교회에는 청년들이 남아 있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청년들이 한 명, 두 명 떠나는 것이 결국 하나의 문화처럼 굳어지고, 교회 공동체의 붕괴는 개인의 신앙뿐 아니라 삶 전체의 흔들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돈도, 사람도, 거리도 불리했던 유펜 사역

이 목사는 유펜 캠퍼스 사역을 시작할 당시 상황을 “할 수 없는 사역”이었다고 표현했다. 교회는 유펜에서 1시간 거리였고, 집에서도 1시간 거리였다. 개척교회였기 때문에 재정적 여유도 없었고, 함께할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거리도 멀었다”며 “캠퍼스 사역을 한다는 것은 그냥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목사는 유펜으로 찾아갔다. 처음에는 강의실 문을 열어 줄 학생조차 필요했다. 유펜 학생이 아니면 건물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이 문을 열어 준 것을 시작으로,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말씀을 전하고 음식을 나누는 모임이 이어졌다.

이 목사는 “수요일에 가고, 주일에 갔다”며 “보여 줄 특별한 기술은 없고, 그냥 찾아가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 사역의 현실도 숨기지 않았다. 어느 날은 30명이 모여 떡볶이와 분식을 나누기도 했지만, 다음 주에는 한 명만 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그 한 명을 위해서도 다시 갔다고 했다.

이 목사는 “30명이 모일 때도 있고 한 명이 모일 때도 있다”며 “그래도 또 가야 한다.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펜 한인 복음화율 3%에서 두 자릿수로

필라 뉴라이프선교교회 이용희 목사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필라 뉴라이프선교교회 이용희 목사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이 목사는 꾸준한 찾아가고 말씀을 나누는 속에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혼자 시작한 사역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비신자와 무신론자 청년들이 모임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교회를 다니다 멀어진 학생들도 다시 말씀을 듣고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 목사는 “저희 교회가 들어가기 전까지 유펜의 한인 복음화율은 3%였다”며 “그러나 지금은 두 자릿수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 변화는 교회 공동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목사는 현재 필리 뉴라이프선교교회 성도의 약 80%가 대학생이며, 매주 25~30명의 청년들이 함께 예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스스로 교회에 대한 소속감을 갖기 시작한 것도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학생들의 고백도 소개했다. 한 학생은 교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성경을 통해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어 매주 참석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군대에서 교회를 가 본 적은 있지만, 이 모임을 통해 인생의 방향성을 잡게 됐다고 고백했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했지만 대학에 와서 신앙과 멀어졌던 학생도 모임을 통해 다시 신앙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최근 유펜 학부생 5명을 졸업과 함께 파송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 졸업생이 “교회가 없었다면 마음대로 살았을 것 같은데, 매주 목사님과 공동체를 만나며 학교생활이 신앙적으로 충만한 시간이 됐다”고 고백했다고 소개했다.

“캠퍼스 사역은 영혼을 살리는 일”

이 목사는 발표 말미에 누가복음 5장에 나오는 베드로의 부르심을 언급하며 캠퍼스 사역의 본질을 원어의 의미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고 하신 대목에서 사용된 헬라어가 단순히 ‘잡다’는 뜻을 넘어, ‘살아 있는 채로 사로잡다’는 의미를 가진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물고기를 잡으면 결국 죽게 되지만,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신 사람을 취하는 일은 죽이기 위한 포획이 아니라 살리기 위해 붙드는 것”이라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신 이유가 우리를 살리시기 위한 것이듯, 캠퍼스 사역도 우리를 통해 영혼들을 살려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찾아가서 ‘살리는 사역’이 다음세대 캠퍼스 선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