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달에 가려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듯, 여러분이 부름을 받고 사역하는 시간도 생각보다 훨씬 짧다.”

무조건 따라가는 만장일치 문화, 교회 망가뜨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는 지난 5월 17일 임직감사예배를 드리고 안수집사 및 명예권사를 새롭게 세웠다.

이날 박성호 목사가 인도한 임직예배에서 “아 하나님의 은혜로” 찬송에 이어 정창근 장로(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 은퇴장로)가 기도하고, 김태형 목사(ANC 온누리교회)가 “부름을 받은 동역자”(롬 16:1-16)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서 시무안수집사 11명, 명예권가 3명의 임직식이 진행됐다. 오재현 장로(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시무장로)가 임직식을 인도했으며, 노혁주, 노윤선 “How Great Thou Art” 바이올린과 첼로 듀엣 연주, 윤창률 목사(베이커스 필드 ANC 2대 담임) 축사, 크리스 최 목사(ORC 교단 한인사역 디렉터) 권면, 임직자 대표 이현 집사 임직인사, 전승철 성가사(ANC 온누리교회 지휘자)의 축가, 광고, 김태형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는 지난 5월 17일 임직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일꾼들을 세웠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는 지난 5월 17일 임직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일꾼들을 세웠다.

김태형 목사는 로마서 16장이야말로 그가 열정적으로 변론하고 설교하고 선포했던 복음의 메시지를 살아내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복음의 파워는 사랑"이라며, "서로를 기억하고 감사하고 격려하고 서로 세워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이 임직식이 로마서 16장의 흐름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자들을 통해 베이커스필드 ANC 교회가 더욱 성숙해 가며, 복음의 능력이 드러나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길" 기원하면서 세 가지 당부의 메시지를 나눴다.

그는 첫째로, 모두 주 안에서 한 가족임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즉, 16장에 여성들, 로마 부유층과 상류층 남성들,그리고 노예에게 흔히 붙였던 이름들, 이방인들이 모두 언급된다며, 그리스도 공동체는 신분, 성별, 계층의 장벽을 넘어 하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둘째, 16장의 바울의 동역자들은 “무대 뒤에서 섬긴 사람들"이라며, 먼저 섬김의 자리로 내려가길 당부했다.

크리스천 리더십과 섬김의 패턴을 'J-커브'라고 설명했다. 예수님이 하늘의 것을 내려놓고 죽기까지 내려갔을 때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살리셨듯, 오늘 임직 받는 이들 역시 올라가기 위해, 더 드러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낮아지기 위해 세워진 것임을 강조했다.

세번째, "예수님 중심의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그는 세상에서는 성격, 취향, 친분, 계급, 개인의 기호와 관점에 따라 동역이 이루어지지만, 크리스천의 동역은 예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동역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이 아니라 예수님 중심이다. 그분으로 채워지고 그분의 관점으로 서로를 보시고 갈등 가운데도 예수님 때문에 인내하고 순종할 때 복음의 능력을 체험하게 된다."

이어서, 로마서 16장 16절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을 언급하며, 예수님이 여러분을 환대하신 것처럼, 따뜻한 환대로 서로를 맞이하라고 조언했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감사예배에서 직분을 받은 자들이 선서하고 있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예배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예배에서 김태형 목사, 박성호 목사를 비롯한 안수위원들이 직분을 받은 이들을 위해 안수기도했다.

윤창률 목사, “충성하여 칭찬 받는 일꾼이 되라”

윤창률 목사(인랜드 ANC 교회 담임, 베이커스필드 ANC 교회 2대 담임)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며 하나님 나라의 원리에 대해 묵상하게 되었다며, “세상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충성스러운 마음,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진심, 그 헌신, 충절은 하나님 나라에서는 반드시 기억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기억하신다”고 임직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예수님께서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너에게 많은 것을 맡기라 하셨듯’(마 25), 맡겨진 자리에서 보이지 않게 얼마나 성실하게 그 사명을 감당하는가, 그 마음의 중심을 하나님께서 보신다”며, “충성하여 인정받는 칭찬받는 일꾼이 되라”고 축사했다.

크리스 최 목사 권면 “여러분의 부름 받은 기간, 개기일식처럼 빨리 지나간다”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시간은 정해져 있으며, 결코 길지 않다”

CRC교단 한인 사역 디렉터 크리스 최 목사는 어머니의 자살로 깊은 슬픔을 겪은 후 사막을 혼자 횡단한 한 호주 여인의 이야기로 메시지를 시작했다.

“호주 여성 로빈 데이비슨(Robin Davidson)은 1977년, 27살의 나이에 어머니가 자살로 세상을 떠나는 충격을 겪은 후, 큰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아스트랄(Australia) 사막을 혼자 횡단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개 한 마리와 낙타 네 마리 함께 1,700마일을 9개월 동안 걸어가며 대륙을 횡단했다. 마지막에는 인도양 해변에 이르러, 바다 앞에서 물에 발을 담그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나는 교단 사역을 하다 보니 특정한 교회에 소속되어 사역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4년 동안은 아내와 함께 뒤에 숨어서 교회를 다니며, ‘교단 안에 있지만 교회 안에 없는’ 감정을 경험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교회 안에서의 의미 있는 공동체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주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감사예배에서 직분을 받은 이들이 선서하고 있다.

 1) 여러분의 시간은 정해져 있고 결코 길지 않다

“우리 교단은 아티클(Aricle) 25조에 따라, CRC 교회, 그레이 로스앤젤레스 에리어의 클라시스도 교단 헌법에 속해 있다. 교단 헌법 25장을 보면, 여러분의 사역은 항존직이 아니라 유한한 임기의 직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한 번 부름을 받고 성도들의 투표를 통해 안수를 받으면, 그 임기는 교회가 정한 3년, 4년 등으로 정해지며, 한 번 더 연임을 받더라도 길어봐야 7년, 8년 정도가 여러분의 사역 기간이다.”

“잘 기억해 주십시오. 50대에 부름을 받습니다. 어떤 교회는 65세가 되면 “내려가라”고 말하며, 리타이어시키기도 한다. 3년, 4년, 5년이라는 임기가 길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인생을 돌아보면 그 시간은 계기일식과 비슷하다. 태양이 달에 가려졌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듯, 여러분이 부름을 받고 사역하는 시간도 생각보다 훨씬 짧다. 5년, 7년이 넘어가면 여러분의 사역이 거의 끝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50대 중반, 15년간의 사역을 돌아보니 꿈처럼 스쳐 갔다.”

“강단에서 설교할 수 있는 시간이 세상만큼 많지 않다. 성경 공부를 가르치고, 청년들과 함께 기쁘게 수련회를 하며 사역하다가도, 어느 날부터는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 시간은 두 번 오지 않는다. 하지만 주어진 그 시간은, 여러분이 하루하루를 꽃잎을 하나씩 꺼내 먹듯이 감사하며 사용해야 할 은혜이다. 하고 싶은 마음과 열정이 있어도, 교회가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목사님이 승인을 내리지 않으면, 여러분은 그 자리에 머물지 못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분의 사역 기간이 끝나면 여러분은 조용히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시간은 정해져 있고, 그것이 결코 길지 않으며, 그 짧은 시간을 소중하게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엔학고레의 삼손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힘과 사역을 감당하다가도, 때가 되면 그 턱뼈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온다. 그때까지는 불처럼, 바람처럼 열심으로 사역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2) 감사하고 평가하는 것도 바로 여러분의 직분

 무조건 따라가는 만장일치, 교회 망가뜨려

두번째로, 직분자 각 개인이 “교회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감사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사님이, 장로님들이, 당회가 말하는 대로 무조건 따라가는 만장일치 문화, 전체주의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도가 우리 각자를 “만민의 제사장”이라 불렀다며,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는, 교회를 더 약하게 만든다. 아무 의견도 내지 않고, 팀장이 하라는 대로 무조건 따라가는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이다”라고 경고했다.

윤창률 목사는, “우리 교단은 CC(CRC)처럼, 입법부·사법부·행정부를 분명히 나누어 운영하는 가장 민주적인 교단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즉, 교회가 올바르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감찰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율하는 것도 여러분의 직분이다. 장로님과 리더십들이 의견을 제시하면, 그 의견을 듣고 걸러내고 판단하는 것 역시 직분자의 역할이기 때문에, 의견을 전혀 내지 않고, ‘팀장이 하라는데 그대로 따르면 된다’는 식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절대 제대로 된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

그는 가톨릭에서 개신교가 나올 수 있었던 것 역시, 교황의 권위와 가톨릭 교회의 관행이 성경에 어긋나 있다는 비판적 인식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영국성공회, 청교도의 미국 이주 역시 권위와 관행에 대한 순응이 아닌, 비판적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박성호 목사는 임직예배에 참석한 인랜드 ANC, 선랜드 ANC, ANC 기쁨의교회 및 형제교회들에 감사인사를 전하며 임직예배를 마무리했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는 지난 5월 17일 임직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일꾼들을 세웠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예배에서 김태형 목사, 박성호 목사를 비롯한 안수위원들이 직분을 받은 이들을 위해 안수기도했다.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Photo : 기독일보) 베이커스필드 ANC 온누리교회 임직예배에서 김태형 목사, 박성호 목사를 비롯한 안수위원들이 직분을 받은 이들을 위해 안수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