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의 위탁양육 허가 제도를 둘러싸고 종교의 자유와 성소수자 정책이 충돌한 소송에서, 연방 법원이 기독교인 부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열어 두며 사건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워싱턴주 서부연방지방법원은 최근 "데이비드 G. 에스투딜로(David G. Estudillo) 판사가 기독교인 부부 제니퍼·셰인 드그로스(Jennifer and Shane DeGross)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워싱턴주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부가 제기한 표현 및 종교의 자유 침해 주장은 본안 심리를 통해 계속 다뤄지게 됐다.

드그로스 부부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워싱턴주에서 위탁부모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자격 갱신 과정에서 새로운 지침에 직면했다. 해당 지침은 "위탁부모는 아동의 성적 지향·성 정체성·성 표현과 관련한 필요를 지지하고 인정해야 하며, 트랜스젠더 아동이 선택한 이름과 대명사를 사용하고 성 정체성에 관한 사생활 보호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이 부부는 성별과 성적 지향에 관한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 때문에 해당 조항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고, 그 결과 사실상 기존 허가를 상실하게 됐다. 이에 이들은 이후 2024년,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수정헌법 제14조의 평등보호 원칙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초 이 부부는 다시 위탁양육 허가를 신청하면서 "아동의 사생활 보호 권리는 존중하되 생물학적 성별과 반대되는 대명사 사용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또 "우리의 종교적 신념을 바꾸도록 강요받지 않는 조건 아래 교육을 받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정부는 이들에게 예외 승인을 부여했지만, 돌볼 수 있는 아동의 연령을 2세에서 5세로 제한하고 더 큰 아동은 단기 보호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부부는 이러한 제한이 자의적이며 부담스러운 절차라고 반발했다.

법원은 이번 결정에서 드그로스 부부의 표현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주장은 계속 심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평등보호 조항 관련 주장 일부와 로스 헌터(Ross Hunter) 장관 개인을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했다.

에스투딜로 판사는 부부 측이 워싱턴주의 정책 시행이 허용될 수 없는 '관점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정부가 특정 가치관이나 견해를 이유로 불이익을 줬는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 부부를 대리하는 기독교 법률단체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 이하 ADF)은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ADF 소속 요하네스 위드말름-델폰스(Johannes Widmalm-Delphonse) 선임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가정을 찾지 못해 아동복지 사무소의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다면, 주정부는 자격 있는 위탁부모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나) 워싱턴주는 아이들의 필요보다 이념적 의제를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2021년 워싱턴주 동부연방지방법원이 유사한 정책에 대해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며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법원은 주정부가 위탁가정 신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과 충돌하는 LGBTQ+ 관련 정책에 동의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드그로스 부부는 수정된 소장을 제출해 소송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