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Photo : ) 신성욱 교수(아신대학교)

[1] 유학 당시였던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Columbine High School)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의 첫 희생자는 17세 소녀 레이첼 스콧(Rachel Scott)이라는 소녀였다.
문제의 그날 점심시간, 레이첼은 학교 밖에서 친구와 함께 앉아 있었다. 그때 두 명의 총격범이 접근했고, 곧이어 총격이 시작되었다.

[2] 레이첼은 현장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안타깝게도 이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는 총격범이 레이첼에게 “너는 하나님을 믿느냐?”라고 물었고, 그녀가 부인하지 않아 죽임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레이첼의 부모가 쓴 『레이첼의 눈물』(Rachel's Tears)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레이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보여준다.

[3] 레이첼은 조용하고 눈에 띄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고 신앙이 분명한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평소 친구들을 잘 도왔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며, 자신의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의 일기에는 반복되는 한 주제가 있었다. “나는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다.” 그리고 “나는 어둠 속에서 빛이 되고 싶다.”와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강한 소망도 피력했다.

[4] 책에는 그 외 레이첼의 실제 글들이 많이 인용된다. “사랑을 선택하라.” “미움을 끊어라.” “삶으로 예수님을 드러내라.”
『레이첼의 눈물』(Rachel's Tears)은 한 소녀의 죽음이 아니라, 모범적인 한 삶이 어떻게 주변과 세상 사람들에게 행동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비록 어린 소녀였지만, 그녀는 단순히 말로만 하는 신앙이 아니라 행동으로 살아내는 믿음을 실천했다.

[5] 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글은 그 학교를 넘어 더 멀리 울려 퍼지게 되었다.
“나는 나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겠습니다”(I will live my life for you).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살았다. 살아생전뿐 아니라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도.
레이첼의 이야기는 한 소녀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의 삶은 지금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6] “너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16).
레이첼은 이 말씀을 단순히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냈다. 그녀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빛이었고,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분명한 방향을 가진 소리였다.

[7] 그리고 그 빛과 소리는 죽음조차 끄지 못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빌 1:21).
이 고백은 단순한 신학적 문장이 아니라, 레이첼의 삶 속에서 실제로 드러난 고백이었다. 그녀는 살아서도 그리스도를 위해 살았고, 죽음의 순간에도 그 믿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더 오래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8] 하지만 하나님은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게 살았는지를 보신다.
레이첼의 17년은 짧았지만, 그 시간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사람들을 향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나의 삶을 주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목숨이 아까워서 자신이 믿는 신앙을 부인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담대히 인정하다가 총에 맞고 숨져갔다.

[9] 그녀의 빛 된 삶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부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레이첼의 삶은 말해준다. 주님을 위해 밝힌 작은 불꽃 하나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큰불이 되어 계속해서 빛난다는 것을. 그래서 지금 나도 이렇게 결단한다.
“나도 나의 삶을 주님을 위해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