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북부에서 이슬람 지하디스트의 공격을 피해 난민이 된 목회자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며 새로운 땅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한국-폴란드 순교자의소리(The Voice of Martyrs, VOM)가 함께 진행한 혁신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두 단체는 지하디스트 공격을 피해 정부가 지정한 '안전한 도시'로 간 목회자 11명과 그 가족들에게 긴급 구호 자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들이 직접 사업을 일구고 직업 훈련을 받아 수년 안에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도 바울이 천막을 만들며 사역했던 것처럼,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며 목회하는 '자비량 사역자'로 설 수 있게 도운 것이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sook Foley) 대표는 "보통 난민을 돕고 교회를 개척하는 사역은 비용이 많이 들고 장기적인 의존 관계를 초래한다. 그러나 우리는 두 활동을 하나로 통합해 수혜자들이 몇 년 안에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난민 캠프 사역이 생존을 위한 구호품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자립을 목표로 설계됐다. 목회자들에게 가축 구입 자금과 직업 훈련을 지원해, 가족을 부양하는 동시에 교회 사역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목사님들이 단지 가족을 부양할 방법만 찾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교회를 계속 운영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66세의 에스겔(가명) 목사는 1989년부터 35년간 마을에서 목회해 왔다. 그러나 2024년 7월 19일 지하디스트들이 마을을 급습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는 "공격을 당하는 동안 제 아들 중 한 아이가 붙잡혔는데,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다. 아마 이미 주님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짐을 챙길 겨를도 없이 마을을 떠난 에스겔 목사는 현재 아내와 함께 성인 7명, 어린이 4명으로 이뤄진 대가족을 돌보고 있다. 다행히 예전에 살던 안전한 마을에 작은 집이 있었지만, 수입이 없는 상황이었다. 순교자의소리 프로그램을 통해 3개월치 긴급 구호 자금과 가축 구입 자금을 지원받은 그는, 이제 가족을 부양하며 교인들과 함께 주일 예배와 기도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27세의 찰스(가명) 목사는 2022년, 아내가 임신 중이던 때 사역지에 남을지 가족 곁으로 갈지를 두고 극한의 선택을 해야 했다. 그는 "아내가 우리 마을에서 출산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아내는 안전한 마을로 보내고 저는 남아 사역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하디스트들이 쳐들어와 저와 교인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공격에서 살아남은 찰스 목사는 교통이 끊겨 아내에게 달려가지도 못했다. 군의 도움으로 겨우 안전한 마을로 이송된 후, 그는 그곳에서 교회를 짓기 시작했다. 교회 완공은 순교자의소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에야 가능했다. 그는 "저는 제 삶을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기로 헌신했다.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가족을 부양하면서 교회 사역도 유지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 북부에서 지하디스트 공격으로 난민이 된 사람은 전체 인구의 최대 10%에 달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독교인, 특히 목회자들이 집중적인 표적이 된다"며 "지하디스트들은 목회자들이 피신하면 기독교 공동체를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사님들이 사역지를 떠나는 이유는 언제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럼에도 현숙 폴리 대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목회자 중 사역을 포기하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55세의 가브리엘(가명) 목사는 2023년 피난길에 올랐지만,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18명의 가족을 부양하며 교회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프로그램의 의미에 대해 "이것이 부르키나파소 교회가 앞으로도 굳건히 설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의 핵심"이라며 "핍박이 오히려 교회를 더 넓은 땅으로 흩어지게 하고, 흩어진 곳마다 새 교회가 세워지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