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경북 경주에서 6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마약,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첫 방한 일정 중 가장 주목받는 외교 이벤트로, 세계 양대 강국의 관계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단에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펜타닐 관련 관세를 20%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 수입을 즉시 재개하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희토류와 핵심 광물의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 김해국제공항 내 나래마루 접견장에서 시 주석과 약 10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10점 만점에 12점짜리 회담이었다"며 "양국이 오랜 갈등을 뒤로하고 새로운 협력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중국산 펜타닐 원료가 멕시코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2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번 합의로 관련 세율이 절반으로 낮아지게 됐다.
시진핑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부흥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는 결코 상충되지 않는다"며 "양국은 서로의 성공을 촉진하고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알라룸푸르에서 양국 경제·무역팀이 협상을 진행해 주요 관심사에 대한 기본 합의를 이뤘고, 오늘 회담이 그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의 두 경제체로서 의견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립이 아닌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라는 거대한 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은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어야 하며, 공동의 번영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며 "오랜 친구이자 위대한 나라의 지도자인 시 주석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며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대만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으며,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며,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답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답방 장소로는 플로리다 트럼프 소유 리조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2019년 일본 G20 회담 이후 6년 4개월 만에 열린 자리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시적 긴장 완화가 이뤄졌지만, 경제 패권과 안보를 둘러싼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이번에는 만나지 못했지만 조만간 북한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라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