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교회성·전통과 말씀의 우위 사이에서 흔들리는 침례교의 정체성
SBC 정통 신학 교수 출신, 그가 던진 신학적 질문
2025년 7월 말, 남침례교회(SBC) 신학교 신학 교수 메튜 배럿이 앵글리칸 교회로 전향하겠다고 발표하자, 전통과 권위, 말씀의 우위를 둘러싼 침례교 내부의 해묵은 신학적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남침례교 신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던 메튜 배럿이 침례교단을 떠나 앵글리칸 교회로 전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적인 앵글리칸 예배 방식이 기독교 역사 전반과 더 일치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신학적 입장의 변화와 (그의) 결정은 SBC 내부의 신학적 논쟁과 함께 타 교계에서도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전통적 예배와 공교회성이 주는 신학적 안정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성경의 권위와 복음 중심의 신앙에서 벗어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는 앵글리칸 교회를 포함한 전통 교단들이 지난 수십 년간 성경의 가르침에서 멀어진 사례들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침례교가 '독립성'이라는 특징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결과, 역사적 신앙고백과 예배 전통을 소홀히 해왔다는 반성도 제기됐다. 침례교가 규례적 예배나 고대 교회의 신앙유산을 충분히 계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보다 구조화된 교회 체계를 지닌 교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교단 소속 변경을 넘어서, 침례교 해석학의 방향성과 교회 전통의 위치를 다시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메튜 배럿은 침례교 해석학이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고 정경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며, 교회사와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아세례 등 전통적 신학 이슈에 대해 침례교가 충분한 성경적·정경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도행전 2장 39절을 인용해 유아세례는 성경적이고 그리스도가 이미 명한 것이라고 해석한 바 있어서 이미 교단내에서는 갈등이 예고되었다.
이에 반해 침례교 전통을 옹호하는 측은, 침례교가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중심에 두고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고 강조한다. 침례교 내에도 니케아 신조 (Nicene Creed) 이나 17세기 신앙고백서 등 풍부한 전통과 신학이 존재하며, 이는 교단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기초라는 주장이다.
논쟁의 중심에는 결국 '전통이 말씀 위에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리 잡고 있다. 배럿의 전향은 단지 한 사람의 선택을 넘어, 전통과 말씀의 관계, 교회의 권위 구조, 신학 교육의 방향성 등 침례교회가 오랫동안 직면해 온 핵심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미국 사회 전반에서 정체성과 뿌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침례교 역시 단순한 교단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신학과 전통적 기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침례교 정체성을 새롭게 성찰하고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