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모든 국가에 미국의 관세율을 통보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중심의 무역 질서를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반영한 조치로, 각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간단하다. 모든 국가에 편지를 발송할 것"이라며, 미국이 각국에 부과할 구체적인 관세율을 담은 서한을 발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우리 팀원들이 여러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인도와는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중국, 영국과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어 "아무리 많은 인력이 있다 하더라도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직접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통일된 형태의 관세 통보 서한을 발송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에 대해 "각국은 미국에 25%, 35%, 50%, 혹은 10%의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처럼 미국과 오랜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낮은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강경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단호히 말하며, "만약 어떤 국가가 자국에서 25달러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에는 35달러나 40달러의 관세를 요구한다면, 나도 그에 맞춰 관세를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답하며, 8월 12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상호 관세 유예 기한 이후 미국이 다시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은 많은 관세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그는, 무역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은 현재도 상당한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며 미국의 무역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8월 중으로 예정된 관세 관련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향후 더 많은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해당 판결은 번복됐고, 다른 모든 소송과 마찬가지로 관세 관련 소송도 잘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의 법적 대응이 순조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 중인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업 매각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구매자가 있다. 중국이 필요할 것 같다"며 "2주 후에 다시 말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구체적인 입장이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