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동성애자에 대한 성직 임명을 허용한 미국장로교(PCUSA)가 최근 성직자 후보자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견해'를 묻도록 요구하는 규례서 개정안을 최종 승인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목회자들은 개정안이 양심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4-C 개정안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후보자들에게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포함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도록 규정하기 위해 규례서 G-2.0104b를 개정한 것으로, 지난해 열린 제226차 PCUSA 총회에서 297대 130으로 통과됐다. 이후 지난 5월 노회(지역 기구)의 과반수를 확보해 오는 7월 4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해당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지지한 PCUSA 소속 목회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많은 이들이 신앙과 양심의 자유가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공개서한 작성자 중 한 명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제일장로교회 토니 선더마이어(Tony Sundermeie) 목사와 그의 아내 케이티 선더마이어(Katie Sundermeier) 목사는 "새로 승인된 개정안은 불필요하고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 '성소수자 개인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핵심적인 확언은 이미 개정안 24-A를 통해 확보됐으며, 우리는 이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이는 정의와 목적, 명확성을 모두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24-C는 후보자의 신학적·종교적, 그리고 관계적 성향이 성적지향과 구체적으로 그리고 은밀하게 연관되는 방식에 대한 평가적 탐구를 도입한다. 이것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부부는 동성결혼식을 주례했고, 성소수자들의 성직 안수를 지지했지만, 포용이 은혜로운 환영이 아닌 강요된 정통 교리가 될 때 그 포용은 도덕적·영적인 힘을 잃는다"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포용이 아닌 통제와 배제의 문제다. 최종안은 안수 기관이 헌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신학적 신념을 근거로 후보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며, 양심의 자유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또 24-C의 구조와 어조는 일부 신학적 신념, 특히 진보적인 성과 성별 규범에 반대하는 신념은 이제 성직 안수에 부적합하다고 간주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문서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이다. 우리는 정치가 어떻게 정책이 되고, 정책이 어떻게 예외가 될 수 있는지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레이크스장로교회의 페르디 브리츠(Ferdi Brits) 목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승인된 개정안은 내 양심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한다고 생각한다"며 "성경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으면 교단에서 지도적 역할을 맡을 수 없게 될 것이고, 그것이 바로 배제"라고 했다.

그는 "성정체성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토론장에서 교회가 포용성에 대한 기존 결정을 시행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 명백히 언급됐기 때문에 논의를 시작할 수 없다"고 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하블록에 있는 트리니티장로교회의 라베라 M. 파라토(LaVera M. Parato) 목사는 "이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슬프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 솔직히 말해서 통과되는 데 이처럼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행이다. 우리 노회는 확실히 좌파 성향인데, 겨우 9표 차이로 통과됐다는 사실에 슬프면서도 기뻤다"고 했다.

파라토 목사는 "개정안의 문구가 모호하고, 권위 있는 해석이나 법원 판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차별'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PCUSA는 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이지만, 지난 수십년 동안 교인 수가 상당히 감소했다. PCUSA 통계에 따르면, 교인 수는 2000년 250만 명이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104만 5천 명으로 감소했다. 교단 자체도 올해 말까지 1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쇠퇴의 원인 중 하나는 PCUSA의 진보적 신학적 방향이다. 예를 들어 PCUSA가 2010년 동성애자에게 안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을 때, 수백 개의 교회가 이에 항의하며 교단을 탈퇴한 바 있다.

선더마이어 목사는 새로 승인된 개정안으로 인해 더 많은 교인과 회원교회가 교단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부 개인과 교회가 교단을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꼭 그들이 성소수자 포용을 거부해서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이를 인정하고 지지해 왔다. 오히려 PCUSA가 더 이상 신학적 다양성을 진정으로 환영하고 보호하는 곳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이들이 이 공동체에서 스스로 이탈할까 봐 걱정이다. 원망하기 때문이 아니라, 지쳤기 때문이다. 복음을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더 이상 없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PCUSA 내의 성경적 보수주의 교회가 새로운 목사를 청빙해야 할 때, 감독 노회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진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의 서한에 서명한 목회자 중 한 명 이상은 이미 해당 교단과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 오리건주 허미스턴에 있는 페이스장로교회의 브루스 섹스턴(Bruce Sexton) 목사는 1월에 자신의 교구에 보낸 편지 사본을 CP에 제공했는데, 그 편지에는 자신이 1991년부터 목사로 섬겨온 교단을 떠나겠다는 결정이 요약돼 있었다.

오랫동안 교단의 자유주의적 방향에 우려를 표해 온 섹스턴 목사는 지난해 총회에서 개정안이 승인된 것을 (탈퇴를 결심한) 결정적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난 성경적 기준을 따르는 사람인데, PCUSA는 내가 결혼 언약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날 기독교 신앙 밖에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결정은 PCUSA 내부가 병들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교단으로서 그들은 성경의 권위,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그리고 교회의 정통적인 유산에서 돌아섰다. 결국 (우리는)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사도행전 5:29)'"고 했다.

섹스턴 목사는 그러면서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교단이며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하는 ECO(복음주의장로교언약교단)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그의 교회는 교단 탈퇴를 신청하기 위한 분별 절차를 고려 중이다.

일부 사람들은 새로운 개정안을 놓고 PCUSA를 떠날 것을 이미 고려하고 있지만, 토니와 케이티 선더마이어 목사 부부는 잔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24-C 수정안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교회는 PCUSA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PCUSA의 쇄신에 동참하고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 PCUSA를 떠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우리 교단이 여전히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믿는 상호 관용이라는 이념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에 있는 제일장로교회 목사이자 공개서한의 또 다른 작성자인 앨런 다이어(Alan Dyer) 목사는 CP에 "교단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이 조치가 공식적 통과된 데는 실망했지만, 우리 교회는 PCUSA에 깊이 헌신하고 있다. 교단 전체가 상호 관용을 교회의 기본 원칙으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큰 우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내부에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