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이 4일 취임한 가운데, 교계는 이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과 화합, 그리고 협치를 당부했다. 

◆ 한기총 "국민 모두 품어 화합 이뤄내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경환 목사, 이하 한기총)는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협치를 구현하는 리더쉽을 발휘해 국민을 화합하고, 상대를 포용하며 존중하는 사회를 이루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정국에서 '국민 통합'이 화두로 떠올랐다. 사실 국민 통합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세대, 이념 등의 갈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며 "그러나 통합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고, 매 순간 또 다른 이슈로 갈등이 불거지고 대립했던 과거였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국민 통합을 외치는 것은 방향성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외침이 공허한 목소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기총은 "극단의 소리는 자극적이고 이슈가 되기도 쉽기 때문에, 국민이 정치의 영향으로 양극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침묵하며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는 많은 국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정반합의 방향처럼 극으로 치닫지 않고 합쳐지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성경에는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로마서 14장에 약한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강한 자를 비판(비방)하지 말라고 한다"며 "국민 통합을 열기 위해서 내편이냐 니편이냐로 갈라 세우면 화합이 일어날 수 없고, 계속 싸우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품으며, 심지어 비판하는 사람들까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중할 수 있는 화합을 이뤄내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 한교총 "분열과 대립을 새 희망과 존경으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이날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는 글에서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국정 안정은 물론 국민통합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국민의 삶과 공동체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대통령은 지난 시대의 잘못을 거울삼아 지지해 준 국민뿐 아니라, 지지하지 않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이념적 간극을 좁히고, 민생과 경제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국민의 삶이 보다 나아지도록 하는데 국정의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와 함께 자주국방의 기반 위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외교와 국민 주권을 강화한 자유와 민주공화정의 안정적 발전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대표회장은 "특히 역대 정부가 개혁을 미명으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비민주적 통치를 통해 국민 분열과 갈등을 이용함으로써 국민 전체가 고통을 겪게 했음을 깊이 인식하여, 국민의 이해와 합의를 얻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불신과 분열, 혐오와 대립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정치사에 새로운 희망과 존경을 만들어내는 대통령과 정부를 기대한다"고 했다. 

◆ 교회언론회 "진보·보수 떠나 절제와 포용·협치를"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임다윗 목사, 이하 언론회)는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은 본인이 주장한 대로, 진보와 보수를 따지지 않는 절제와 포용과 협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신임 대통령은 함부로 권력을 남용하고, 지나친 욕심으로 국정을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들을 생각하며 '국민 머슴'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은 국민을 무시하면 국민들로부터 막바로 버림받는다는 것을 잊지 않기 바란다"고 했다. 

언론회는 "또한 기독교계에 약속한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惡法)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또 종교와 관련된 법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독교는 애국의 종교로, 나라를 위하여, 국가 지도자를 위하여, 국가의 바른 정체성을 위하여 늘 기도하는 종교이다. 이 나라가 불행한 나라가 되지 않도록 더욱 힘써 기도할 일"이라고 했다. 

◆ NCCK "총체적 위기에 책임있게 응답하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시민들의 염원과 시대적 요구를 깊이 새기고, 한국 사회가 마주한 총체적 위기에 책임있게 응답하는 정치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평화를 상상하고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넓히며 혐오가 아닌 협력의 언어로 공공의 삶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 "양극화와 생명 경시의 문화를 멈추고 청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이주민과 장애인·여성과 노동자들이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새 정부가 이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고 대한민국을 생명과 정의, 평화가 살아 숨 쉬는 사회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