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 미니스트리가 가장 잘 정착돼 있고, 이로 인해 교회의 중흥기를 맞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1970년대 후반 존 트라볼타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동안(뮤지컬 영화 <그리스(Grease)>), 미국교회는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이혼율은 증가하고, 경력을 중시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은 가정을 꾸리기보다 직장을 우선시하며, 결혼을 미루거나 마다했습니다. '늘어나는 싱글들을 교회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힘겨운 문제였습니다. 교회에는 미혼 성도 수가 급격히 줄고 있었습니다.
미국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시류를 방관하지 않고 재빠르게 대처해 나갔습니다. 새로운 전문 사역 영역을 탄생시켰습니다. 바로 싱글 미니스트리입니다. 싱글에게 다가가려는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1980년대 후반 대다수 교회에서 싱글 사역이 주일학교나 청년 사역처럼 주요 사역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탁영철 목사는 <싱글 미니스트리>를 통해 싱글 사역 핵심 노하우, 싱글 모임 실제, 싱글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 한부모 싱글 사역 등 탁영철 목사가 지난 15년 이상 싱글 사역을 연구하고 실시한 내용 등 '싱글 사역의 A to Z'를 소개하고 있다.
탁 목사는 교회에서 싱글 미니스트리가 활성화되면, 싱글이 청소년부처럼 사역 대상이 아니라 사역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한국교회의 비전이 '싱글'에 있다고 확언하는 탁영철 목사의 이어지는 이야기.
▲싱글 미니스트리(탁영철 | 두란노 | 316쪽).
싱글, 교회 부흥 수단 아니야
선입견 없이 형제자매 품어야
사역 아닌 섬김이 목적 되어야
싱글 소그룹, 짝짓기 벗어나야
-미국교회 부흥이 싱글들의 헌신에 있었다면, 한국에서도 그런 일들이 가능하면 좋겠습니다. 싱글 사역이 없는 것도 일종의 차별이라고 하셨는데, 가정을 이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더 많이 사역하는 것도 일종의 차별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교회는 싱글에게 일을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다가가면 안 됩니다. 싱글이 교회를 부흥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면 안 됩니다. 선입견이나 편견을 배제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로 품고 포용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가정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사역을 더 많이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꾼으로 성장했고 여력이 되기 때문에 사역에 뛰어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미 사회에서 직장생활이나 친구 관계에서 가정이 없다는 이유로 더 많은 책임을 떠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회는 이 부분을 철저히 주의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교회가 싱글을 섬기면, 싱글은 반드시 교회를 섬기게 되어 있습니다. 섬김이 목적이 되어야지, 사역을 맡기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저만의 우려일 수도 있지만, 교회에서 싱글들끼리 모여 있으면 자칫 신세 한탄의 장(?)이 될 수도 있고, 매칭에 대한 기대와 그 반작용에 의한 더 심한 절망(?)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싱글들은 싱글 그룹에 속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합니다. 루저들의 모임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임에 속해서도 절망하거나 낙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결혼을 인생의 목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입니다. 쉽게 말해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여기는 사람들이, 결혼을 위해 싱글 그룹에 들어가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입니다.
결혼은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많은 과정 중 하나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른이 아니라는 유교적 개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른 됨의 기준은 결혼이 아니라, 책임감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지 못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입니다. 결혼했어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미성숙하거나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싱글 공동체는 짝짓기 모임에 불과한 상태에 머물지 않도록, 싱글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과거 1인 가구 및 싱글 관련 토론을 위해 CTS 기독교TV에 출연한 탁영철 목사(왼쪽에서 두 번째).
싱글 고유 특성 파악 후 적용
싱글 위한 교육·치유 커리큘럼
그들 눈과 귀, 마음 사로잡아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양성을
-목사님 교회의 싱글 사역을 소개해 주신다면.
"교회에서의 독자적 싱글 사역보다, 각 교회가 싱글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강의와 세미나 그리고 컨퍼런스와 컨설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싱글 사역자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싱글 그룹은 싱글만의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능력과 콘텐츠를 갖추지 못하면, 싱글 사역은 실패합니다.
둘째로 교회별 맞춤 컨설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형교회 한 곳과 중형교회 한 곳, 개척교회 한 곳에서 시행 중입니다.
셋째로 싱글 크리스천 스쿨을 올해 시작하려 합니다. 싱글들이 싱글을 위한 커리큘럼 안에서 교육과 치유, 그리고 위로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소중한 일꾼으로 양성되고, 그들을 다시 교회로 파송하는 사역을 하려 합니다."
-싱글인 크리스천들이나, 싱글 사역을 계획 중인 교회에 당부의 말씀을 전해 주신다면.
"무엇보다 싱글에 대한 성경적 개념을 가져야 합니다. 유교적 개념을 성경적 개념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는 제 저서 <싱글의 파워>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둘째로 교우 전체가 싱글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소중한 자산으로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교회 내에서는 해결이 어렵고, 싱글 사역 전문가에게 강의나 세미나를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로 싱글에게 맞는 사역 전략과 방향성 그리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싱글 미니스트리>를 썼습니다.
▲홀로 사는 삶, 혼밥을 즐기는 삶의 모습에 무한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한국의 전주비빔밥 식당 편.
-한국교회가 싱글 사역 외에 미국교회에서 배워야 할 점들이 있다면.
미국교회는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각 개인의 필요와 시대적 흐름을 가장 빨리 파악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그룹 모임이나 상담 등을 통해, 시대적 변화를 가장 빨리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는 전문성입니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미국교회의 전문성을 배워야 합니다. 주먹구구식 사역 방식은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역을 기존의 방식으로 대충 실행하다 실패하면 '요즘 세대는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치부하며, 애써 위로하고 '정신승리'를 추구합니다. 모든 것이 세련되고 전문화된 시대에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사역 방식을 고수한다면 자연도태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집약성입니다. 한국교회는 예배 횟수가 많아, 현 시대 눈높이를 충족하는 예배 수준을 구성하거나 유지할 수 없습니다.
반면 미국교회는 일주일에 단 한 번 한 시간의 예배만으로도 충분한 도전과 치유, 그리고 회복과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합니다. 양의 시대에서 질의 시대로, 이제 격의 시대로 전환됐습니다. 복음의 본질은 그대로이지만 그라운드는 바뀌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탁영철 목사는 싱글의 데이트에 대해 사역자들의 역할로 ①중요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싱글들을 가르칠 교육 시스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②데이트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③싱글 사역 그룹이 데이트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저자가 제안하는 '싱글 사역 십계명'.
-싱글 사역 십계명
1. 교회 안 싱글은 물론 가나안 싱글, 교회 주변의 미전도 싱글을 교회로 이끌어라.
2. 현 사회에서 시간·재정·헌신에 으뜸인 싱글 세대에게 사역의 장을 제공하라.
3. 싱글에게 가족과 같은 소그룹을 조성해 줌으로써 강력한 싱글 네트워크를 마련하라.
4. 싱글 사역에서는 담임목회자가 가장 중요하므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라.
5. 성경과 현 시대를 파악한 싱글 그룹 빌드업의 원리를 통해 생장점을 터트려라.
6. 싱글만을 위한 부서, 성경공부, 수련회, 콘퍼런스 등 맞춤형 모임을 만들어라.
7. 교회 안의 편협한 유교적 담론에서 벗어나, 성경적인 거대 담론을 조성하라.
8. 모두가 싱글 기간에 하나님 나라의 강력한 군사로 살아가도록 도우라.
9. 싱글이 매력을 발산하며 경쟁력 있는 크리스천으로 살 수 있도록 도우라.
10. 온전한 싱글의 영성과 삶이 모든 교우의 표본이 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