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인 북한군이 단순히 '총알받이'로 전쟁에 투입된 것이 아니라, 고도로 숙련되고 의욕 넘치는 보병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증언이 나왔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13일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이 체력, 심리적 회복력, 전술적 숙련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로슬라우 체푸르니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북한군은 젊고 의욕적이며 신체적으로 뛰어나고, 소형 무기 사용에도 매우 숙련되어 있다"며 "이들은 훌륭한 보병이 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제80공수돌격여단 소속 유리 본다르도 북한군의 높은 훈련 수준과 안정적인 사기를 언급했다. 그는 "북한군은 생포될 위기에 처하면 수류탄으로 자폭하거나 잔류 병력이 전사자의 시신에 불을 붙이는 극단적인 방식을 취한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군의 소형 무기 사용 능력과 드론 대응 역량이 우수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본다르는 "북한군은 드론을 격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심리적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2022년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 용병과 비교해 북한군이 훨씬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는 약 1만1000명의 북한군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지금까지 북한군 약 300명이 사망하고 2700명이 부상하는 등 총 3000명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현대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러시아군이 이들을 주로 총알받이로 활용한 점이 피해를 가중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북한군 병사 두 명을 생포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대외 공작 임무를 수행하던 병사로 파악했다.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에 남길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다른 병사는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 포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교환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이는 북한군의 참전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에 대한 논란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본다르는 "적을 얕잡아보면 항상 패배로 이어진다"며 북한군의 전투 능력을 인정했다.
북한군의 쿠르스크 지역 참전은 단순히 병력 제공을 넘어 러시아와의 군사적 동맹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며, 국제 사회에서의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