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남미 과테말라에서 선교사(SEED선교회)로 헌신하며, 세계한인재단(WKF) 과테말라 선교본부장을 맡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풍부한 목회경험(예장백석)과 선교학박사로서의 학문적 바탕을 선교현장에 적용하며 구현하고 있다. 큐티 전문강사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큐티교재를 집필하였고, 라디오방송 큐티프로그램 진행자, 기독국제학교교사 등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력 확산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저서로는 [진심이 열심을 이긴다](쿰란, 기획출간, 2024)가 있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 양정현 선교사와 사춘기 세 딸(주화, 주빌리, 요벨)과 함께 과테말라에 거주하며 선교적 삶을 살고 있다.
선교칼럼 - 라이프스타일
대학 졸업 후 작은 무역 회사에 취직했다. 첫 직장이었기에 열심히 일했다. 당시는 2000년대 중반으로 야근이 빈번하고 퇴근 후에도 술자리가 자주 있었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사장이 나를 따로 불렀다. 그리고 "라떼는 말야…"라고 긴 조언을 시작했다.
"너 명문 대학 출신이냐?"
"아니요."
"너 외국어를 잘하는 것 있어?"
"없습니다."
"너 아버지가 대기업 회장이니?"
"아니요."
"그럼 내가 널 왜 뽑은 것 같아?"
"잘 모르겠습니다."
"네 가능성을 보았거든."
"?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근데 말이야, 모두가 열심히 한다. 지금 네가 일할 때 SKY출신들도 다 열심히 일하고 있어.
너는 그들과 출발선이 달라! 100M 달리기라면 10M 앞에서 출발한 애들이란 말이야!
너 평생 그들한테 뒤처지면서 살 거야? 평생 뒤치다꺼리나 하면서 살 거냐고?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잘 모르겠습니다…"
"너처럼 빽도 없고 돈도 없는 애들이 이기는 방법은 딱 한 가지야."
"무엇인가요?"
"그들이 잘 때, 쉴 때, 아플 때가 기회야! 그때 너는 2배로 뛰어야 해, 쉬지도 아프지도 말아야지! 그럼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어!"
"?!”
그때는 몰랐다. 사장의 말이 가스라이팅이란 것을…

이러한 삶의 방식이 바로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의 라이프스타일"이다. 이집트 땅은 기름진 땅이었다. 나일강이 흐르기 때문이다. 나일강에서 물을 퍼다 나르면 일한 만큼 농사를 더 지을 수 있다. 더 많은 일꾼을 고용하여 물을 대고 땅을 개간하면 더 많은 부를 쌓을 수 있다. 일한 만큼 돈이 나오니 성공하기 위해서는 잠을 잘 시간도 없다.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한다. 함부로 아플 수도 없다. 쉬는 만큼 뒤처지고, 자는 만큼 늦어지고, 아프면 도태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을 살았다. 이러한 '이집트의 라이프스타일'이 수십 대를 이어졌고, 뼈 속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의 DNA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하루아침에 그 삶을 떠나야 했다. 이것이 "출애굽(이집트 탈출)"이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이집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나안의 라이프스타일'로 바뀌어야 했다. 가나안 땅의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가나안이 어떤 땅인지 알아야 한다.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가나안)은 네가 나온 애굽(이집트)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가나안)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신명기11:10,11)
가나안 땅은 이집트 땅과 달리 물을 담아둘 수 없는 땅이었다. 한마디로 적절한 때 비가 내려야만 농사에 성공할 수 있는 땅이다. 이집트 땅처럼 잠을 자지 않고, 쉬지 않고 일한다고 해서 더 많은 수확을 얻는 땅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할 수 있는 일을 끝낸 후에는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비가 내리기만 바래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땅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은 이집트 땅이 아닌 가나안 땅이라고 하신다. 왜 그러실까? 하나님께 주권이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신명기11:14)
가나안 땅의 '라이프스타일'은 철저히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낮은 자일수록 더욱더 큰 은혜와 감사를 경험하는 것이다. 빽 없고 돈 없고 지식이 부족한 자도 풍성히 먹이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라이프 스타일이 게으르고 놀고 쉬기만 하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주시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에는 조건이 있었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신명기11:13)
선교사의 삶이 꼭 가나안의 삶의 방식 같다. 주어진 선교의 일을 성실히 해야 하겠지만, 모든 공급은 선교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온다. 하나님은 모든 교회와 동역자들을 통해 선교사를 먹이신다. 후원으로 사는 삶은 세상의 관점에서는 가장 멋없는 삶이다. 때로는 치사하고 비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누구의 도움을 받는 것을 불편해하는 나는, 후원받는 삶이 정말 성격과 체질에 맞지 않는다. 차라리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삶이 공평하고 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한 삶보다 하늘을 바라보는 삶이 복되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선교사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일을 많이 한다고 더 많은 영혼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 아니란 걸… 하나님은 마음을 보고 중심을 보신다는 걸…. 하늘을 보며 기도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도 하루를 마치며 과테말라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으로 얼굴을 살짝 가리고 계신 하나님께 기도한다. “하나님, 오늘도 단비를 준비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비를 기다리는 삶이 저에게는 고통이지만 이것이 하나님 원하는 삶의 방식인 줄 믿습니다.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제때 주시지 않으면 저는 이 땅에 단 하루도 살 수가 없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삶과 사역을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립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으로 응답하신다. “계절에 따라 비를 내려 줄 것이니, 복의 비가 내릴 것이라” (에스겔 3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