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툴시 개바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wiki
툴시 개바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wiki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공식적으로 제시됐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북한이 핵무기를 정권 안보의 핵심 수단이자 국가적 자존심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와 함께 군사적·외교적 위협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5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은 "북한은 암묵적인 핵 보유국 인정을 얻기 위해 핵과 미사일 역량을 끊임없이 고도화하고 있다"며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개버드 국장은 "김정은은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 및 재래식 무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러 간 강화된 전략적 파트너십은 북한에 더 많은 재정적·군사적·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북한군에 실제 전투 경험까지 안겨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정은은 2019년 이후 전략무기 개발, 외교적 외연 확장, 경제적 자립성 확보 등을 통해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고,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발표된 DNI의 '2025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 역시 김정은의 핵 포기 가능성을 단호히 부정했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체제 보장 수단이자 국가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협상을 통해 이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기동 회피 능력을 갖춘 극초음속 탄두 탑재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고, 핵무기 비축량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대가로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점점 인정받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정은 정권은 이러한 핵 억지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협력 및 압박에 대해 도발 강도를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무력 사용도 불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북한은 고도화된 사이버 능력을 활용해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탈취하고 있으며, 이를 군사 개발 자금으로 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내부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탄압과 국가 통제로 인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으며, 식량 부족과 시민 질서 붕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외부 압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