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북한의 공식 반응이 주목받고 있다. 7일 오전 11시 현재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다루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4시경 승리 연설을 했고, 오후 7시 이후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며 재선을 확정지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선 결과를 바로 보도하지 않은 전례가 많아, 이번에도 당선인 측과의 접촉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 대선과 같은 주요 외신을 즉각 보도하지 않고 시차를 두는 경우가 많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8년과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북한이 선거 나흘 뒤 노동신문을 통해 다룬 것이 이례적인 '신속 보도'로 여겨질 정도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11월, 북한은 결과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것을 '친미사대'라며 비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트럼프의 당선을 알렸다.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최종 결과가 늦어지자 북한은 두 달 후 선전 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3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비공개 접촉 시도를 언급하며, 북미대화 조건으로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이나 친서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에 선거 결과에 따른 축전을 빠르게 보낸 전례가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확정 직후 축전을 보냈고,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에 즉각 축전을 보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축전보다는 더 개인적이고 내밀한 성격의 친서를 발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에도 비공개 친서를 주고받으며 비공식적 소통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보일지, 또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