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태국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 저희 내외는 태국 핏사눌룩에서 선교하시는 허수성 선교사님의 둘째 따님, 앨런이 묻힌 장지를 방문하였습니다. 장지는 개인이 운영하는 작고 초라한 묘소였는데, 특이하게도 주로 크리스천들이 묻힌 곳이었습니다. 묘비에는 “태국에 세워진 하나님 나라를 위한 씨앗이 되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허수성 선교사님 내외분은 십여 년 전에 WEC 선교단체를 통해 훈련을 받고, 린과 앨런, 당시 고등학생, 중학생이던 어린 두 딸과 함께 태국에 발을 내딛으셨습니다. 그리고 언어훈련 문화 훈련을 위해 딱이라는 도시에 정착을 하고 훈련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3년 뒤, 모든 적응 준비와 사역의 밑그림이 그려지던 때에 믿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앨런이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숨을 거둔 것이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원래 천식이 있던 터라, 약을 넣으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앰뷸런스가 와서, 아이를 싣고 가던 도중 앨런이는 천국의 부르심을 받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 일은 선교사님 내외분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하나님,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헌신하였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소리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당시, 아이들은 선교사님 부모님과 함께 태국 선교를 오게 된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하였습니다. 큰 딸 린이는 당시 11학년이었는데, 선교사님이 “린아, 너 가장 중요한 시기에 아빠 엄마와 선교지를 온 것이 마음에 걸리지 않니?”라고 묻자, “아빠, 저도 제게 가장 중요한 시기를 하나님께 드린 거에요. 그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제 인생을 책임져 주시겠죠 저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앨런이는 얼마나 사교적인지 금새 태국 말을 배워, 태국을 그렇게 나 좋아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친구로 삼는, 천상 선교사 딸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제 태국 언어에 익숙해져, 가르칠 정도의 수에 이르렀고, 이제 본격적으로 선교 사역을 시작하고 있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깊은 실의에 빠진 선교사님 내외분은 태국을 떠날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 내외분께서는 답답한 가운데, 금식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금식 기도 중에 허 선교사님은 이 모든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셨고, 태국을 품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앨런이가 태국 선교를 오기 직전, 천국과 지옥을 보고 온 간증과 앨런이가 천국이 너무 좋아서 “하나님, 천국에 살게 해주세요. 저, 돌아가기 싫어요”라고 부탁했으나, 하나님께서 “내가 곧 다시 너를 데리러 오겠다”고 대답하셨던 간증을 떠올리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결국, 앨런이를 태국에 묻고, 태국 선교를 포기하지 않기로 결단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앨런이가 묻힌 장지에 선교사님이 소속되셨었던, 선교단체의 첫 태국 백인 선교사님이 묻히신 곳이 바로 그 장지였다고 합니다. 저도 그 선교사님의 묘비를 직접 보았습니다.

이후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앨런이에 관한 천국 간증과 태국선교에 관한 책을 쓰겠다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는데, 선교사님의 간증을 듣고, 어떤 분의 권유로 책을 쓰게 되셨습니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재정을 후원하셔서, 책을 쓰셨는데, 그때 받은 재정이, 어느 출판사에서 원가로 책을 내주시기로 한 금액과 정확히 같은 금액이 되는 기적을 경험하셨습니다. 그리고 책은 다른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천국 소망과 도전을 주는 책으로, 태국 현지인들에게는 양육하는 교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불교의 애매한 내세관을 갖고 있다가 복음을 전해 받은 태국 현지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주관하시고 다스리시고 늘 선하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믿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선교사님의 간증과 앨런이의 천국 간증을 다시 자세하게 들으면서, 천국을 다시 소망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사역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확신하게 되었으며, 앨런이의 소천 이후, 태국 핏사눌룩에 나타나고 있는 선교의 열매를 보면서, 마치 주님처럼,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야만, 열매가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주권을 믿기에 어떤 고난과 시련도 믿음을 잘 이겨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살고자 소망하기보다 천국을 소망하고 주님 만나기를 고대하며 사십시오. 그리고 주님처럼, 하나님 나라와 복음 교회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일을 기꺼이 감당하시기를 바랍니다. 신앙의 야성을 잃어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