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교회 입구 앞에서 구릿빛 얼굴을 한 40대 남성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담배를 연신 피워댔습니다. 당시 제가 대학생 시절이었는데, 그분 앞으로 다가가자 놀라며 황급히 담배를 끄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이 시골 교회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흔치 않을뿐더러, 피다가 저를 보고 황급히 불을 끄는 모습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혹시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을까요?"하고 질문하자, 그분은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으며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에 순이 선생님이 누구신가요?"라고 질문했고, 저는 "네 전데요"하고 답했습니다. 그분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웃 동네 순이 아빠입니다. 우리 순이가 요즘 서울에서 온 대학생들이 하는 여름성경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는데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애가 집에서 완전히 변했어요. 얼마나 부모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짜증 내는 일도 없고, 찬송가를 웃으며 흥얼거리는데 너무 신기하고, 감사해서... 인사라도 드리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때 농촌선교를 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학생의 열정을 가지고, 동네 어린이들을 교회에 초청해 함께 온몸이 땀으로 젖도록 함께 율동하고, 찬양하고, 말씀을 가르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하나님의 역사로 순이라는 어린이는 인생이 바뀌었고, 믿지 않는 부모님이 인정하여 감사를 전할 정도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경험을 뜨겁게 했던 제 삶의 작은 기억 중 하나입니다. 이제 다음 주에 나바호 인디언 단기선교팀이 출발합니다. 이런 작은 팀이 무슨 큰일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돈을 많이 들이고, 바자회도 하고, 헌금도 해서 어떤 효용 가치가 있을까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예수님 믿고 영혼이 변화되는 일처럼 소중한 가치는 없습니다.
저는 시골 소녀 순이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녀의 삶을 바꾸신 하나님을 만난 체험은, 평생의 영적 자산이 되었을 겁니다. 이번 선교를 통해 하나님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우린 모릅니다. 분명한 것을 하나님은 우리 선교팀을 통해 반드시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민규 칼럼] 순이 아버지의 고백
© 2023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