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형법 제92조의6, 6년 6월 만에
2002, 2011, 2016년 세 차례 합헌
과잉금지·평등 원칙, 위배 안 돼
헌법재판소가 군대 내 동성애를 처벌하고 있는 현행 군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헌법재판소는 10월 26일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추행) 조항에 대해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위헌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사법원은 이를 근거로,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나 성추행이 적발되면 처벌하고 있다.
헌재는 "동성 군인 간 성적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국군의 전투력 보존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헌재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상명하복체계로서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된 군 조직의 특수성, 군기 확립, 전투력 보호라는 공익 등을 종합해 보면 과잉금지원칙과 평등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합헌 소식이 알려지자, 바른군인권연구소 김영길 대표(왼쪽)가 기뻐하고 있다. ⓒ크투 DB |
이번 위헌심판 청구는 육군 사병으로 복무하던 두 남성이 동성 간 성행위 혐의로 군 재판에 넘겨지면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6월 피고인들이 전역하자, 보통군사법원은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이송했다.
인천지법은 군형법 92조의6 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돼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했고, 2017년 4월 헌재에 사건이 접수됐다. 6년 6개월 만에 판결이 나온 것이다.
해당 조항은 2002년과 2011년, 그리고 지난 2016년까지 세 차례 위헌심판이 청구됐으나, 세 차례 모두 합헌으로 결정됐다.
2016년 합헌 의견 재판관들은 "해당 조항은 군이라는 공동 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위한 것"이라며 "동성 군인 사이 성적 만족 행위로 인한 군기 침해를 처벌하는 것은 군의 특수성과 전투력 보존을 위한 제한으로 합리적 차별"이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