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탁월한 설교가 크리소스톰은 많은 설교를 남겼다. 그는 교회가 직면한 사회적 이슈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도전하며 성경적이고 건강한 신학으로 풀어주는 설교를 했다. 그의 설교는 당시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지금도 그의 설교는 유통되며 현대 교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크리소스톰은 설교 외에도 주요 관심사에 대한 논문들과 책들을 남겼다. 크리소스톰은 안디옥교회 안수집사 시절부터 저작 활동을 했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에 <목사직에 대하여(On the Priesthood)-영어로 번역된 이 책의 이름은 '사제직에 대하여'라는 말이 맞지만, 개신교 입장으로 '목사직에 대하여'라고 번역한다-필자주>는 지금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그의 <목사직에 대하여(On the priesthood)>는 교회사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목사론이다.

교회사(敎會史)를 살피면 다양한 <목사론>이 등장했다. 교회는 교부시대부터 목사직을 고민하고 정리했다. 크리소스톰의 <목사직에 대하여>,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가 쓴 <성직론>, 대 그레고리가 쓴 <목회지침서> 그리고 제롬이 쓴 <목회지침서> 등등 있다. 교부시대부터 목사직에 대한 고민이 책으로 나왔다. 물론 그 이후에도 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목사론에 관한 책을 저술했다. 이것은 목사직에 대한 숙고와 고민은 교회사와 맥을 같이한다는 의미다.

 성장과 변화가 필요했던 4세기 교회 지도자였던 크리소스톰의 <목사직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독교 인문학자 크리소스톰은 목사안수에 대한 깊은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의 <목사직에 대하여>는 목사직에 대한 고민과 숙고를 정리한 책이다.

 요한 크리소스톰은 <목사직에 대하여>를 목사가 되기 전에 썼다. 그가 수도사(Monk)로 생활할 때 친구 바실과 함께 안수를 받으라는 요청을 받는다. 바실이 요한을 찾아와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요한 크리소스톰을 따르겠다고 했다. 요한의 설득으로 두 사람은 목사 안수를 받기로 했다.

그래서 바실과 요한 크리소스톰 두 사람은 함께 목사 안수를 받기로 했다. 요한 크리소스톰의 삶을 살폈던 히긴손(Higginson)은 "요한과 바실은 부모보다 더 친밀한 사이였다"라고 전한다. 그런데 크리소스톰은 자신이 안수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안수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바실이 홀로 안수를 받았다. 바실은 배신감, 서운함 그리고 중압감을 느끼며 친구인 크리소스톰을 찾아왔다.

그때 목사가 된 바실에게 부제(집사)였던 크리소스톰이 목사직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두 사람의 대화를 정리한 것이 크리소스톰의 <목사직에 대하여>다. 요한이 생각하는 <목사-성직자>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자신이 안수받을 수 없었던 이유와 안수를 받은 친구 목사에게 충심으로 건네는 조언이다.

<목사에 대하여>는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한이 1권은 두 사람의 소개와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변명이다. 그는 바실에게 "나는 내 뜻을 거슬러 속박당하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였고, 나 자신을 돌이켜 볼 때 나는 그 귀한 직분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라고 변명한다.

제2권은 안수를 거부한 요한을 설명한다. "진리를 설명해야 하는" 목사는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하고, 영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다. 목자의 삶은 양의 삶에 비해 탁월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목회자의 위치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제3권은 성직이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은사"임에도 불구하고 성직자가 되기를 가능한 피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성직자의 부족함은 수많은 성도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성직자는 명예에 대한 야심을 버려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 안에서 직분을 바로 감당하게 된다.

제4권은 말씀의 능력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풍성히 거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의 싸움은 복잡하고 어려운 싸움이다."라고 말하면서, 말씀 사역을 강조한다. 특히 말씀 사역의 모델인 바울을 소개하면서 말씀을 잘 전하는 능력이 기사와 이적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제5권은 설교자로 목회자는 설교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한 크리소스톰은 같은 설교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가지에 무관심해야 함을 요구한다. 그 두 가지는 첫째는 칭찬이요 둘째는 비방과 질투다. 칭찬에도 무관심하고 비방이나 질투에도 무관심해야 한다. 대신 "목사는 부지런히 설교자의 능력을 배양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라고 역설한다.

제6권은 자기 자신의 수련과 구원을 위한 수도자와 많은 영혼을 책임지는 목회자는 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견지에서 수도 생활이 목회자의 성직자 생활보다 수월하다. "교인들이 죄를 범하게 되었을 때 감독은 책임 회피를 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목회자는 은둔자들보다 더 순결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일은 쉽지 않은데, "세상일에 관하여 세상 사람들보다 더 잘 알아야 하고 은둔 수사들보다 더 초연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요한이 바실 목사에게 목사론을 제시하자, 바실은 요한에게 "너는 지금 내가 지고 있는 짐 위에 또 다른 짐 하나를 더 얹어서 돌려보내고 있다."라며 부담을 표하였다. 이때 요한은 친구를 향하여 미소를 그리고 결국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며, "사랑하는 형제여,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하며 본서는 마무리된다.

요한 크리소스톰은 목사직이 너무 중요해서 자신은 목사 자격이 없다며 안수를 피했다. 그는 목사직이 고귀(Dignity)한 직책이라고 했다. 그의 이런 관점이 훗날 그를 훌륭한 목회자가 되게 했다. 그는 목사가 되기 전에 성경과 신학 훈련, 인문학적 소양 훈련 그리고 경건 훈련으로 건강한 목회자 상(像)을 갖고 있었다. 4세기에 제시된 크리소스톰의 목회자론은 지금도 큰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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