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장신대 조철민 교수
(Photo : 미주장신대 조철민 교수)

내 맘을 몰라주는 그 녀석

(창 13:16-17) “[16]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17]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

1. 롯, 아브람의 자녀가 되다
아브람은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가나안에 입성했다. 구약에서 말하는 '아버지의 집'의 의미는 핵가족화된 현대의 부부 중심의 한 가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3대 이상의 자녀는 물론이고 종들까지 함께 거주하는 대가족의 형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집'을 떠난다는 것은 아버지가 사는 집을 떠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독립된 하나의 대가족을 이룬다는 의미인 것이다. 아브람은 롯을 데리고 '아버지의 집'을 떠난 것이다. 롯은 이제 아브람의 자녀가 된 것이었다.

2. 롯을 향한 마음
롯은 하란을 떠날 때 나이가 아직 어렸음이 분명하다. 아내도 없었고 어떤 소유도 없었다(창 12:4-5). 그런데 그가 소유가 생겼다(창 13:5). '아버지의 집'의 구성원들이 얻는 모든 것은 가장인 아브람의 소유가 되었으므로 롯은 어떤 소유도 가질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럼에도 롯이 양과 소를 소유하게 된 것은 아브람이 이집트에서 얻은 소유를(창 12:16) 나누어 준 것으로 보인다. 아브람은 롯의 장래를 위해 미리 그의 소유를 챙겨주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롯은 그 마음을 몰랐다. 자신의 목자들을 단속하지 않아 아브람의 목자들과 분쟁을 일으켰다. 롯은 비즈니스에 마음이 팔렸던 것이다.
아브람은 롯에게 분가를 제안했다. 롯은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목축업에 젖줄인 물이 풍부한 요단의 모든 지역을 선점하며 떠나갔다. 그의 선택은 이기적인 것이었다. 아브람은 롯을 보내긴 했지만 아쉬움과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롯은 그렇게 아브람의 마음을 몰라주었다.

3. 내 마음 아시는 그분
롯이 떠난 후 하나님께서 나타나셨다. 자녀를 잃은 아브람의 마음을 위로하시기 위해 자녀에 대한 약속을 거듭 거듭하셨다. 물이 풍부한 요단의 옥토를 잃어버린 그의 아쉬움을 보이는 모든 땅을 주겠다는 말로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거듭거듭 위로하셨다(창 13:16-17).

사업을 하다 보면 특별히 애착이 가는 직원이 있다. 그래서 자녀처럼 그에게 마음을 쏟는다. 장래를 위해 요직에 보내 실력을 쌓게 한다. 그리고 적당한 때에 독립시켜 나에게 납품할 수 있게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직원은 내 마음을 몰라준다. 때로는 그 직원이 노동자들의 리더가 되어 나를 공격하기도 한다. 또 때로는 내가 가르쳐 준 기술을 가지고 회사를 떠나 경쟁업체가 되기도 한다. 마음이 아프다.
그런 나의 마음을 하나님은 위로하신다. 그 위로는 그들을 여전히 그립게 하고 애틋하게 만든다. 여전히 그 녀석이 생각이 난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아버지 같은 사장의 마음을 몰라주는 직원이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시는 내 아버지가 있다.
하나님의 위로로 아픔을 주고 떠나는 직원을 축복하게 될 때
비즈니스, 예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