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갱신협의회(대표회장 김성원 목사)가 '전환기 청년목회 현주소와 그 대안'이라는 주제로 청년사역자 특별세미나를 27~28일, 서울 마포구 소재 서현교회(담임 이상화 목사)에서 개최했다. 28일 오전에는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담임)가 '사역자론'이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송 목사는 "신학교 시절 동기와 최근 저녁식사를 했다. 개척 4번, 위임 3번을 한 그는 '내가 손 댄 것은 다 망했다'고 내게 말했다. 그런데도 '자기가 손 안 댄 것은 잘 됐다'고 하는데 바로 자녀 양육을 가리켜 말한 것"이라며 "미국 유학을 마친 내 동기 부부는 자녀들을 현지에 놔둔 채 한국에서 담임목회를 하기 위해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만 했다고 한다. 남겨진 두 형제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매일 큐티(Q.T) 하고 기도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이후 큰 아들은 백악관에서 미국 변호사로 일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의사가 됐다고 한다. 세상적으로 잘 된 것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 반듯이 잘 자란 것"이라고 했다
.송 목사는 "목회자 대부분의 성향이 리더십이 출중하니 자연스레 내재된 성향은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목회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닌, 해결 받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편 84편에 따르면 우리는 창조주인 하나님의 손에 붙들리며 빚어지는 작품이라고 나온다. 마치 아버지의 큰 손이 아들의 작은 손을 덮으면서 그림을 그릴 때, 아들이 손에 힘을 빼야 아버지의 큰 그림이 나오는 것처럼, 우리는 주님을 철저히 의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인생 60대 중반 동안 잊혀지지 않는 가르침이 있다. 90년대 옥한흠 목사님이 담임했던 사랑의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는 현지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 목회자로서 거의 징계 수준이었다"며 "그런데 옥 목사님은 그를 소환한 뒤 1년 쉬도록 했다. 교회는 현지 문제를 정리하고 1년 뒤 그 선교사를 다른 나라로 재파송시켰다. 당연히 부교역자와 당회 그룹들이 반대했다"고 했다.
송 목사는 "나는 옥 목사님과의 식사자리에서 직접 '왜 반대가 많은 그 사람을 재파송했나요?'라고 묻자 옥 목사는 '야, 내가 그를 믿냐? 하나님을 믿지'라고 말했다. 나는 전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옥 목사의 리더십은 인간적인 술책이나 전략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저명한 목회자 중 한 사람인 존 맥아더 목사가 미국 매체와 가진 인터뷰 자료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자는 설교에 불만을 품은 장로들이 교회를 떠날 것을 요구한 일을 당했던 맥아더 목사에게 '목회 인생에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묻자, 맥아더 목사는 '사실 갈데가 없었다'고 답했다. 나는 그 대답에 맥아더 목사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목회는 바로 갈 곳이 없는 가난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송 목사는 "젊고 설교에 실력이 있다며 야심만만한 마음가짐으로 목회하면 요즘 말로 '폭망'한다. 하나님은 부요한 자에게 은혜를 부어주지 않으신다. 이것이 바로 목회의 신비"라며 "그러나 한 목회자는 말이 어눌함에도 현장에서 들은 그의 설교에는 신비한 하나님의 운행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 이외엔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는 목회 인생 가운데 고독에 부딪힐 때도 있다. 아무도 내 진심을 몰라준다며 상처를 받지만, 그 진심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괴물이 된다. 인간의 진심이란 진실로 나약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자기 진심을 걸고 목회하는 사람은 인간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베드로도 예수님께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닭 울기 전 3번 나를 부인하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목회자는 진심으로 목회해야 하겠지만, 진심이 아닌 진리에 목숨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대원 마지막 학기, 저는 총신에서 기독교교육학의 초석을 닦으신 김득룡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강의를 들은 기억이 있다. 김 교수님은 당시 '나도 떠나고 자네들도 떠나는데, 무슨 말로 매듭을 지을까'라면서 '네가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딤후 2장 15절)는 말씀 한 구절로 수업을 마무리하셨다. 모든 사람들이 압도당해 교실은 침묵만이 흘렀다. 지금도 매일 이 구절로 눈을 뜨고 눈을 감는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목회 위기에 당면했다는 말이 들리는데, 교회는 역사상 위기에 당면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지금보다 험한 위기는 시대마다 있었다"며 "팬데믹 이후 교회는 환대를 강화해야 한다. 조슈야. W. 지프는 저서 '환대와 구원'에서 '성경은 환대를 통해 구원이 약속되고 확대됐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지구촌 모든 교회들이 성경적 가치를 준비하기 위해선, 교회는 세상을 환대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마태복음 1장엔 족보가 등장한다. 맨 서두에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고 나온다. 그리고 다말, 룻, 밧세바 등 음란죄에 휘말려 유대 전통이 용납할 수 없는 여인들이 등장한다. 이유는 하나님이 여인들을 둘러싼 죄악과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과 다윗과 맺은 언약을 기여코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송 목사는 "마태복음의 세 봉우리는 10장, 16장, 28장이다. 10장은 제자들에게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고 명령하신 것, 16장은 잃어버린 양을 되찾기 위해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신 것이다. 로마의 중심 도시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묻는다. 그런 뒤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고 답하자 예수님은 '내가 이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다"며 "마태복음의 저술 목적은 잃어버린 양을 되찾고 이를 위해 교회 설립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감당할 제자들은 실수투성이 사람들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마태복음 28장에서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부족하고 실수 많은 우리가 목회에 소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목회자는 설교자로서 소망이 없고, 답 없는 세상에 길을 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말씀을 바로 선포하지 못하면 양들은 죽는다"며 "그래서 신학자 故 박윤선 박사는 신학생들에게 '이 길이 아니면 돌아가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송 목사는 "미국 유학 시절 침례교 산하 골든게이트 신학교에선 각 지교회들이 소명을 가진 젊은이들을 선발해 학교에 특례입학을 시킨다. 그 학생이 자유롭게 수업을 듣되 목회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자유롭게 그만둘 수 있도록 해놨다"며 "유진 피터슨은 목회자의 난립이 소명자가 아닌, 직업 목회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신학교들도 청년 신학도들이 길이 아니면 돌아갈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단 신학교에 들어가면 퇴로가 없어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도 직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 총신대도 이런 부분을 개혁해야 한다. 소명을 지닌 목회자만 입학을 받아야 한다. 검증과정을 촘촘히 해서 소명을 가진 목회자만 배출해야 한다"고 했다.
송 목사는 "교회의 존재는 선교, 곧 미셔널 처치다.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갈라져 나온 비브리컬 신학교는 근본주의에 입각해 성경을 가르치다 교수와 학생들의 삶이 바뀌지 않는 한계에 부딪히자, 3년 전부터 결단했다"며 "바로 필라델피아 소재 할렘가로 신학교를 이전한 것이다. 노숙자들이 배고프다며 소리를 지르면 수업 중 교수와 학생들은 수업을 중단하고 거리로 내려가서, 노숙인들을 먹이고 입힌다. 6층 도서실 정면에는 '예수를 따라 세상 속으로'라는 명패가 걸렸다. 이것이 미셔널 처치의 기초다. 교수와 학생까지 작정하고 할렘가로 들어간 것이다. 총신과 비브리컬 신학교도 학위 MOU를 맺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들은 바빠야만 좋은 사역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목회를 잘 하려면 쓸데없는 일도 경험해야 한다. 사람이 어떻게 필요한 일과 말만 할 수 있는가. 책상에만 있다고 설교를 잘 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취미를 통해 견문을 넓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