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기독교인 피살사건이 이슬람 근본주의 진영의 소행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던 가운데, 팔레스타인 아랍 보안 당국이 피살자는 기독교를 전파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세력에 의해 납치돼 살해됐다고 밝혔다고 뉴욕 썬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 6일 가자에서 단 하나뿐인 기독교서점을 운영하고 있던 라미 아야드(Rami Ayyad, 31) 씨는 자신의 서점 앞에서 총상과 창상 투성이인 시신으로 발견됐다.

팔레스타인 보안 당국은 최근 증인들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 아야드 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날 밤 서점 문을 닫을 때 복면한 세 명의 무장괴한들에 의해 납치됐으며, 자신의 서점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곤봉과 총의 개머리판으로 심한 폭행을 당한 뒤 괴한들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증인들에 따르면 아야드 씨의 서점은 지난 4월 방화습격을 당했으며, 그는 이때부터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변인들에게 알려 왔다. 보안 당국은 증인들의 증언을 인용, 아야드 씨가 살해되기 전날 번호판이 없는 차에 의해 미행당하고 있다고 말한 점, 살해 현장에서 괴한들이 아야드 씨에게 기독교를 전파했다며 비난을 퍼부은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아야드 씨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아야드 씨를 공격한 범인이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지의 이슬람 단체들은 이 사건에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고 뉴욕 썬은 보도했다. 아야드 씨는 두 명의 자녀를 뒀으며, 그의 아내는 현재 임신 중이다.

현지 이슬람 지도자 “선교하면 같은 일 당할 수 있다”

한편 뉴욕 썬은 이번 사건과 관련, 가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단체 지도자 셰이크 아부 사케르(Sheik Abu Saqer)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가자를 이슬람법으로 통치하기 위해 최근 군대를 조직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사케르는 비록 “(우리가) 아야드를 죽인 것은 아니지만”, 선교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가자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그와 같이) 가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dealt with harshly)”고 했다.

사케르가 이끌고 있는 단체는 지난 4월에 아야드 씨의 서점을 방화습격한 단체로, 가자의 인터넷 카페를 습격하고, 체육 행사에 남학생과 여학생을 함께 참여시켰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유엔 학교를 공격한 것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사케르는 “하마스가 권력을 쥔 지금, 기독교인들은 이슬람법을 받아들일 때만 가자에서 안전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마스가 사실상 권력을 장악한 지난 6월 이후로 “가자의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하디아 살라피야(Jihadia Salafiya: 알 카에다와 연관된 이슬람 무장단체)와 다른 이슬람 단체들은 기독교학교와 기관들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자 할 것이다. 이는 그들이 선교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가자의 거리에서 술은 사라질 것이다. 모든 여자들은, 비무슬림을 포함해서, 그들이 바깥에 나올 때는 항상 천으로 가려져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그는 또 “인터넷 카페와 수영장, 술집 등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곳들을 공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케르는 가자의 기독교 지도층이 “전도하고 있으며, 미국 복음주의자들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무슬림들을 개종시키려고 한다”고 말했으며 “이러한 선교활동은 가자의 기독교인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마스는 가자에서 이슬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뉴욕 썬은 이슬람법의 적용과 관련, 하마스측이 “이 문제에 대한 서구의 관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서구는 모든 자유를 사람들에게 가져다 줬다. 그러나 그 자유는 서구에서 동성애나 홈리스, 에이즈와 같은 현상을 비롯해 도덕의 죽음(death of morality)을 가져왔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