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오스틴(Joel Osteen) 목사가 담임하는 미국 레이크우드 교회에서 열린 주일 예배 도중, 낙태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가들이 속옷 시위를 벌였다가 논란이 일었다.
미국 크리스포스트에 따르면, 시위는 지난 5일 오전 11시 예배에서 조엘 오스틴 목사가 개회 기도를 마친 직후 발생했으며, 오스틴에 본부를 둔 낙태 옹호 단체 ‘라이즈업포어보션라이츠(Rise Up 4 Abortion Rights)’가 주도했다.
해당 단체는 웹사이트에 “필요에 따른 낙태, 양해를 구하지 않는 낙태”를 촉구하며 “강제적 모성은 여성의 노예화”라고 선언하고 있다. 또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도록 허용하기 전, 사회의 톱니바퀴를 완전히 멈추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는 오스틴 목사가 ‘하나님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개회 기도를 마치자, 한 여성이 드레스를 벗고 녹색 손자국이 새겨진 브래지어와 피를 상징하는 붉은 염료가 칠해진 속옷을 벗었다. 이후 그녀는 교인들에게 몸을 돌린 채 “이건 내 몸이다, 내 선택이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후 카메라는 옷을 벗은 시위자 옆에 앉은 다른 두 여성을 비췄고, 그중 한 명은 “로(대 웨이드)를 뒤집는다고? 절대 안 된다”라고 외쳤다. 세 명의 여성이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라고 계속 외치자, 레이크우드 교인 중 일부는 박수 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시위 여성들은 경비원들의 호송을 받으며 퇴장했다.
시위 동안에 오스틴 목사는 강단에서 “하나님은 선하시고, 보좌에 계시며, 다스리고 계신다”며 “우리는 모두를 사랑한다. 내가 계속 말하는 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벌인 여성인 줄리안 데레디타(21)는 가톨릭뉴스통신(CNA) 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12명의 운동가들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시위대는 낮 12시 15분부터 낙태 권리 옹호 집회를 교회 밖에서 주도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7백만 명의 여성과 다른 가임 연령의 사람들이 임신을 만삭까지 유지할 경우,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라며 유엔과 국제앰네스티가 규정한 ‘강제 임신은 인도주의에 대한 범죄’라는 내용을 강조했다.
또한 임신 6주 이후부터 낙태를 전면 금지한 텍사스주의 ‘심장박동법’을 언급, “이는 심리적, 생리적 공포와 트라우마를 유발하며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른 시위 여성은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을 통제하기 위해 성경을 무기로 휘두르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를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며 ‘로 대 웨이드’ 재판의 번복이 “여성들이 안전장치로서 사탄 사원에 가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사탄 사원은 텍사스 심장박동법이 주의 종교 자유법을 위반한다며 “사탄적 낙태 의식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톨릭뉴스통신에 따르면 데레디타는 자신이 수년 전 레이크우드 교회에 다녔으며 “오스틴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레이크우드 교회와 라이즈업포낙태권리는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최근 몇 주 동안 교회와 생명 옹호 센터들을 표적으로 한 다수의 사건들 중 하나이며, 공공 기물 파손과 절도 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개별 주마다 낙태의 합법성을 결정하되 21개 주는 즉시 낙태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게 된다. 또 낙태 권리가 법으로 성문화된 16개 주는 임신의 대부분 또는 모든 단계에 걸쳐 낙태를 계속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10개 주는 기존 낙태 제한을 계속 시행하고, 나머지 3개 주는 낙태법을 결정하기 위한 주민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