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유학생 출신으로 조지아주 최고의 공학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은 조지아 대학교 (University of Georgia, UGA) 토목공학과 김성희 종신교수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조지아기술사협회(Georgia Society of Professional Engineers)는 해마다 공학 및 공공복지분야에서 공헌이 큰 기술사(Professional Engineer)를 건설분야, 교육분야, 관공서 및 산업분야별로 한 명씩 선발해 수상하고 업적을 기리고 있다. 김성희 교수는 미국 토목학회(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 조지아 지부의 지명으로 교육분야 수상후보로 추천됐고, 각 분야별 수상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2021년 최고의 조지아주 공학자 1인으로 선정되었다.

조지아 주에서 공학자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영예로운 상을 받게 된 김성희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묻는 질문에 “뛰어난 제자들을 배출하고 그들이 좋은 커리어를 쌓아 나가도록 돕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고 그들이 세상에 나가 헌신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연구를 지도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선교지에 우물관련 사역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의 연구와 기술을 이용해 물의 위치와 양을 예측 연구하고 이를 통해 선교의 도구로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라는 신실한 공학자 다운 소망을 나눴다.

다음은 김성희 교수와의 일문일답.

-먼저 큰 상을 받게 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간략하게 현재의 직책과 연구분야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UGA 토목공학과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 연구분야는 토목공학 중에서 원격탐사, 비파괴시험, 그리고 기계학습을 이용하여 노후된 사회기반시설물의 안전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연구입니다. 최근 National Science Foundation(NSF)와U.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로부터 약 1.17밀리언달러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더욱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에 조지아 주에서 올해의 공학자로 선정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스럽습니다.”

조지아엔지니어링 매거진에 실린 김성희 교수
(Photo : 조지아엔지니어링 매거진에 실린 김성희 교수 @조지아엔지니어링매거진)

-유학생 출신으로 큰 상을 받은 것도 축하드릴 일이지만, 신실하신 신앙인으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된 것을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 어떤 교회를 섬기고 계신지요?

 “현재 안선홍 목사님께서 담임하시는 애틀랜타 섬기는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교회를 찾던 중 일터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섬기는교회에 들려 새벽기도에 참석하게 됐고, 목사님의 말씀 뿐 아니라 목장 내 성도님들의 넘치는 사랑을 많이 받아 정착하게 됐습니다. 가정과 교회, 직장의 조화가 잘 되어야 하고 그 가운데 교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섬기는교회는 저의 신앙적 토대를 튼튼하게 잡아주고 있어 가정과 직장에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현대의 지성인일 수록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 능력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신실한 신앙인으로 살고 계신데, 신앙을 갖게 되신 계기나 혹시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깊이 체험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나눠 주세요.

“사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신앙이 없는 집에서 태어나 제 지식과 경험, 능력에 의존해 살았죠. 학부를 졸업하고 1999년에 조지아텍 석사과정으로 처음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 좋은 크리스천 친구가 손바닥만한 성경을 줬어요. 읽지는 않았지만 그냥 책상에 두고 담배각도 올려 놓고…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었죠(웃음). 2000년에 텍사스로 박사과정을 공부하러 가는데, 그동안 연구조교로 번 돈으로 중고차 하나 사서 백미러도 안보이게 짐을 싣고 선배들의 환송을 받으며 맥주도 한 잘 걸치고 한 밤중에 출발했어요. 초보운전이17시간 거리를 최고시속 65마일 나오는 차를 끌고 밤 12시에 출발해서 4시간 남짓 가니 너무 긴장해서 목도 아프고 팔도 아픈데 갑자기 체크 엔진에 불이 들어오고 덜덜거리기 시작했죠. 갓길에 차를 세우고 너무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고 주변은 깜깜하고… 그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 했어요.

‘하나님, 정말 살아 계시는지는 모르겠는데 0.00000001퍼센트라도 살아 계시다면 ‘웰컴 투 텍사스’ 간판이라도 보게 해주세요. 그럼 일요일에 교회는 빠지지 않고 갈게요’ 이런 말도 안되는 기도를 하고 눈을 떴는데 체크 엔진 불이 사라지고 가는 내내 너무 평안하게 텍사스까지 갔어요. 그때 깨달은 것이 ‘아 하나님은 정말 살아 계시구나. 내가 하는 기도를 듣는 분이구나. 내가 믿던 안 믿던 나를 버리지 않고 도와 주시는 분이시구나!’. 텍사스까지 가는 내내 하나님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영접기도도 하고…굉장히 은혜 받는 시간이었어요. 그해 2000년 8월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섬기는교회 선교사역에 동참한 김성희 교수
(Photo : 섬기는교회 선교사역에 동참한 김성희 교수)

-정말 교수님께 딱 맞는 방법으로 만나 주셨네요. 이후 어떻게 조지아로 오시게 됐나요?

“텍사스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직장생활을 한 뒤에, 2005년에 버지니아주에서 공항 설계를 담당했어요. 사실 전 대학에서 가르치는 게 오랜 꿈이었고 졸업과 동시에 수 없이 지원을 하는데 아무 곳도 받아주는 데가 없었어요. 가령 한 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하면 100명이 넘게 지원해요. 그 중에 10명 정도를 뽑아 전화 인터뷰를 하고, 거기서 다시 3명을 추려서 학교로 불러 며칠 인터뷰를 하고나서, 1명을 최종 선발하는데 그렇게 많이 지원을 했는데 한 군데도 전화 인터뷰조차 없었죠.

너무 답답하니까 하나님께 원망 섞인 기도 아닌 불평을 했죠. 도대체 팔자라는 게 있는 거냐고, 졸업하자마자 누구는 원하는 직장을 얻고, 누구는 아무리 해도 안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그래도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너무 억울하다 그러면서요. 그 와중에 하나님께서 한 성경구절로 답해 주셨어요. ‘너 지렁이 같은 야곱아…’.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제가 이뤄왔던 것이 스스로 한 것 같은지 물어보셨죠. 정말 하나님 허락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라는 것을 철저히 깨닫고 회개하고 자복하고 엎드리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은혜로운 일주일을 보냈어요.

그리고 난 후, 하나님만 의지하며 교원채용에 지원했을때, 갑자기 3군데서 최종 오퍼까지 들어온 거에요. 불과 몇 달사이 제 이력이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아내와 상의해서 조지아Southern Polytechnic State University로 왔고, 이곳에서 토목공학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대학교와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누렸죠. 이후 Kennesaw State University에 합병됐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면 참 하나님과 가까이 교재 하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UGA로 간 것도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UGA에는 원래 공대가 있었는데 오래 전에 공대를 분리시켜 조지아텍으로 발전했고, 최근 다시 공대를 설립하는 안이Board of Regent에서 통과되어 2012년에 공과대학이 시작됐어요. 이때 지원했고 40일간 기도를 하면서 넌지시 ‘하나님, 풋볼팀 있는 데로 가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신문기사로 응답해 주셨어요. 케네소 스테이트대학에 풋볼팀이 창립된다고 말이죠! 하하. 그냥 저 하나 보내시면 되지 뭐 이리 스케일이 크실까 하고 그냥 잊고 지냈는데 2년 뒤에 일하던 분이 갑자기 그만둬서 자리가 다시 난 거에요. 이번에도 지원하고 기도하는데, 지난 번에 뽑혔다면 조교수에 불과했겠지만 이번에는 종신교수로 직책까지 마련해서 주셨죠.”

-교수로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실적을 내는 것도 중요할 텐데, 아무래도 1세대로서 어려움이나 이외에 도전들은 어떻게 극복해 가시나요?

“처음에 수업할 때 1시간 45분 정도의 강의를 위해 기본 4-5시간을 준비했어요. 그 중에 3시간은 영어준비였죠.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 과목당 3시간씩 텍스트북을 다 외웠죠. 그걸 해마다 반복하니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또 중요한 부분이 학회 발표인데, 발표 이후에 질문들이 많이 들어와요. 사실 질문을 가장해 발표자를 깎아 내리고 자신의 지식이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함인 경우가 종종 있어서, 발표하는데 압박이 많았어요.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나의 발표가 나의 명예와 영광을 위했기 때문에 긴장하고 걱정했다는 것이었죠. 이후 모든 연구와 발표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기도하면서 했더니 긴장과 걱정 대신 즐거움과 감사가 컸죠. 지금도 제가 하는 연구와 발표를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길 기도하면서 준비합니다.”

-미래의 공학도 들에게, 또 2세들에게 신앙인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해주시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나눠 주세요.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영화가 있다면 덧붙여 주시고요.

“다른 사람을 보고 비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그리고 남들보다 못한 나를 보고 세상이 싫고 하나님이 미워질 때 맥스 루카도(Max Lucado)의 ‘절름발이 양’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절름발이 어린양 조슈아는 초원을 달리는 친구들을 볼 때 가장 슬펐습니다. 왜냐면, 조수아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 양이었거든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자기 몸엔 까만 점도 있고요. 늘 외톨이었던 조슈아는 늘 슬펐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연약함 때문에 조슈아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체험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조슈아를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궁금하시면 꼭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래요!”

-귀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인으로서, 신앙인으로서 많은 후학들을 배출하시고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