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박사) 35대 총학생회에서 '교회는 혐오의 총칼에 맞서는 최후의 보루'라는 제목으로 예장 통합 제102회 총회의 동성애 관련 결정에 대해 22일 "신학생이 자유롭게 동성애 문제를 논할 수 있는 풍토와 환경이 신학교에 조성돼야 함을 강력히 선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동성애자와 동성애 지지·옹호자의 입학 금지'를 결의하고, 총회 헌법에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며, 동성애자 및 동성애 옹호·지지자는 교회 직원(항존직, 임시직, 유급 종사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삽입했으며, 신학대 교직원도 될 수 없도록 했다.
총학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향한 우리의 신앙고백은 성(聖)과 속(俗)을 구별하는 모세의 율법이 아닌,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 은혜를 믿음으로 고백하는 성도의 고백'에 있다"며 "과연 이러한 결정이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차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극적 타결을 이뤄낸 예루살렘 공의회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102회 총회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의 시대와는 다르게, 우리가 직면한 현 시대는 동성애자들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하는 시대"라며 "신학은 세상의 고통과 각 시대마다 품고 있는 과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변증하는 학문이라고 배웠다. 우리의 신학은 광나루 언덕에서만 회자되는 신학이 아니요, 신학 교리는 상아탑에만 갇힌 죽은 신학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학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는 것'에 신학생의 정체성과 소명을 두고 있다. 곧 '신학은 동성애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답할 것인가?'가 신학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소명이라는 뜻"이라며 "그러나 현 총회의 결의는 우리의 소명을 무참하게 앗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총회를 이끌어가는 선배님들'을 향해 "동성애는 선배 목사님들이 아닌 우리에게 더 직접적으로 다가온 시대적 과제로, 우리에겐 '신학과 교회가 이에 대해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깊이 탐구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동성애자들은 아직도 우리에게 낯선 타자로 남아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삶으로 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곳 아닌가"라고 했다.
또 "예수를 따르는 우리가 변증해야 할 신학은 우리 중심적 이웃 개념을 갖고, 이웃과 이웃 아닌 자를 나누어 배제하고 혐오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자에게 이웃이 되어주기 위해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배우고 싶다. 성경적으로 동성애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지 알고 싶다. 교회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넓혀가는 것인지를 공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총학은 "이는 우리가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찬양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 옛날 우리 부모님과 선배들이 북한 동포를 '뿔 달린 괴물'로 오해했던 것처럼, 동성애자들을 오해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그들의 신앙과 삶의 모습을 적확하게 알고, 보다 성경에 가깝게, 보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정신에 가깝게 알고, 그들에게도 예외 없이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학교 당국과 교수들을 향해 "신학생으로서 배움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도록 부디 도와달라"며 "소수자들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이 시대 문화에서 교회와 신학이야말로 혐오와 배제의 극악무도한 공격을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증명해 달라"고 했다.
신학생들에게는 "우리의 교육권을 끝까지 지켜 나가자"며 "우리와 우리 후배들이 광나루 언덕에서 자유롭고 진지한 진리 탐구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총학의 이번 성명에는 하나님의 선교, 암하아레츠, 장신고, 은혜와정의, 장신성정의연대, 다톡 등이 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