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불임환자... 안타깝다 못해 분노가 치솟는다."
예장 합동 제102회 신임 총회장으로 추대된 전계헌 목사가 지난 수년 간 교단 내 현안이 되고 있는 이른바 '총신 사태'를 두고 한 말이다. 전 목사는 18일 당선 직후 한 연설에서 작심한 듯 열변을 토했다.
전 목사는 "제 눈에 보이는 총신은 중환자실에서 링거에 의지해 겨우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중증환자의 모습"이라며 "총신 문제는 현재 총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핫 이슈"라는 말로 입을 뗐다.
이어 "총신은 총회가 세운 학교다. 가장 근본적인 설립 목적도 교회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총신은 당연히 총회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총신의 학교 규모가 커지다보니 필요에 의해 국가의 지도도 받는다. 분명한 것은 총회의 결의에 따라 지도를 받는 범위 안에서 국가의 지도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총신이라는 학교는 총회와 국가 두 기관의 지도와 감독을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하지만 총신은 총회 지도가 우선이며, 국가의 지도가 총신 설립 목적에 위배된다면 성경과 신앙, 교회를 지키는 일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지금 총신의 캠퍼스는 축제의 장이거나 젊은이들의 꿈의 요람이거나 학문의 전당이거나 보수신학의 보루라는 이런 낭만적인 언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총신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보면 분쟁이 분쟁을 낳고 성토가 또 다른 성토를 낳고 있다. 불신과 고소·고발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다.
또 "모이는 수많은 회의는 그저 회의일 뿐이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불쌍하고 가련한 불임환자 같다"면서 "너무나도 안타깝다. 안타깝다 못해 분노가 치솟는다. 지금 총신은 찢어지고 상처투성이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거기에서 진리를 탐구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입학해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신은 치유돼야 한다. 우리들의 사욕을 죽여야 총신이 살고 우리들의 이권을 내려놓아야 총신이 산다"며 "자기만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버려야 총신이 바로서고, 십자가 아래에 우리 자신을 묻어야 총신이 산다. 총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자. 지금까지 수고하신 분들의 노고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이 책임을 맡아 하도록 배려해주셔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법과 질서, 원망과 법적 다툼, 감정과 상처들을 다 내려놓자. 모든 기득권을 다 포기하면 기적은 일어난다. 너는 안 되고 내가 해야 한다는 아집도 버리자. 총신이 바로서야 우리 총회와 총회 산하 모든 교회에 소망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