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20일 오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등을 예방해, 남북 관계와 사드 배치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먼저 통일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영주 총무가 "통일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를 꽃피울 수 없다. (그런데) 대통령 하시겠다는 분들이 이를 잘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이재명 시장은 "종북 프레임에 몰릴까봐 (대선 주자들이) 말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명확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남북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주체로 나서지 못하니 주변 강대국이 한반도 운명을 자기들 손으로 좌지우지하는 것"이라며 "안보의 목적은 북한을 제압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궁극적으로는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그런 것들을 통해서 한반도의 안전도 평화도 가능하다. 이게 진짜 안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총무도 "휴전이라는 준전시 상태에서 조금 이야기 하면 종북좌파라는 프레임을 붙여 놓는다"면서 "이 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휴전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고, 그러려면 평화협정 뿐"이라고 했다.
NCCK는 지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기점으로 현재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이른바 '평화조약(협정)'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실제 '한반도 평화조약안'을 만들어, 지난해 4월 실행위원회에서 이를 채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조약안 내용 중 "평화조약 발효 후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유엔사령부의 모든 활동은 종료하고 모든 외국군은 철수한다"는 것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은 또 "지금 문제는 (우리나라의) 외세 의존적 사고"라고 했다. 이에 김 총무가 "소파(sofa)를 개정해야 하고 군사작전권(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 이걸 외국에 맡겨놓은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하자 이 시장은 "(우리나라는) 자주국가가 아니"라고 했다.
특히 이 시장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강대국이라는 이유로 언제나 예스(yes), 그야말로 노(no)라고 못하는 그런 상황은 한 번은 극복해야 한다"며 "(사드 배치 논란은) 미국의 군사적 이익을 관철하려다 생긴 것으로 (우리가) 희생당하는 것이다. 잘못 끼운 단추는 다시 끼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적당히 무마될 수 있으면 이 선에서 봉합하고 갈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며 "(사드 배치는) 잘못 들어선 길의 초입이다. 계속 가면 위험한 상황으로 빠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