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만나교회)가 18일 자신의 SNS에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제목으로 그리스도인들의 다음 대통령 선택 기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예수 믿는 후보'보다 '정치를 잘 할 사람'을 기준으로 뽑자는 것.
김 목사는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로 "가능하면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관심사인 다음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정치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신앙적 관점에서 많이들 이야기 해 왔던, '하나님을 믿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읍시다!' 라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크리스천들에게 정답처럼 들리는 이 말이, 어쩌면 가장 '무식한' 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꼭 예수 믿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 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 권위'에 순종하라고 했을까? 예수를 믿는 것과 정치를 잘 하는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이라며 "가만히 지난 역사를 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의 권력이 하나님의 일을 좌지우지 하지 못한다"며 "세상 권력과 관계없이, 아니 세상의 권력에 핍박당할 때, 가장 선명하게 하나님 하시는 일이 드러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병삼 목사는 "대통령을 뽑을 때는 정치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구든, 우리의 리더로 세워졌으면 위하여 기도하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말이다"라며 "'교회를 다니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니고, '착하다'는 것이 구원받은 사람의 증거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 대해 그는 "요즘 예수 믿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자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리기에"라며 "더 이상 기독교가 세속적인 기독교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하나님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기를 바라고, 더 이상 교회가 정치 노름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이런 생각들이 나라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 핑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오늘은 '인격적'관점에서 혹은 '성품'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 한다. 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과 만남을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며 "짧은 시간 안에 처음 만난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으로,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지난해 '잠룡'이라고 부르는 사람 중 한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유일하게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듣는 모습을 보았다"며 "제가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어서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고 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조금 주제넘은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누구를 만나든 많이 들으십시오. 짧은 시간에 누군가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 하지 말고, 당신이 만나는 그 사람의 편이 되어 주십시오. 그러면 많은 사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김병삼 목사는 "나오면서 생각해 보니, '잠룡'을 앞에 놓고 저만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나왔길래,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그 날의 만남을 통해 저에게 좋은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참 많이 속은 것은 '좋은 대통령' 되겠다고 우리를 설득하려는 사람들의 감언이설이었다는 것"이라며 "정말 좋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것보다 국민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설득 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부터 우리가 지켜보아야 할 것 중 하나가 '말 많이 하지 않는 것', 그리고 남을 '낮게' 여기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목사는 "이게 선거판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 줄 알지만, 자신과 경쟁하는 사람이 이런 면에서 '나보다 낫다'고 말하는 사람, 그런 말 한마디 들어보았으면 좋겠다"며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말'에 좌우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인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