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아침 7시 교사 예배부터... 400여 교인, 촘촘히 주일학교 사역 동참
주일학교 사역에 집중한 지 8개월 만에 주일학교가 30명에서 1천 명을 돌파했다. 그것도 덕유산 골짜기 내 산골 마을이라는 환경적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 폭발적 부흥을 이뤘다. 경남 거창중앙교회 이야기다.
'유년 주일학교 1천 명'이라는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이루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는 새벽기도와 교인들과의 비전 공유, 인력과 재정 등 교회의 거의 모든 자원을 유년 주일학교 사역에 투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병렬 거창중앙교회 목사는 "주일학교 사역을 하면서 수면 위에 나와 있는 빙산이 1이라면, 수면 아래 숨겨진 거대한 빙산의 본체는 9가 되어야 하는 원리를 깨닫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다음세대를 향한 불타는 심정을 알게 됐다"며 "이를 위해 계속 교회의 자원을 투입하면서 지금의 신바람 나는 목회현장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새벽기도 3년 만에 '유년 주일학교 1천 명' 비전 받아
경기도 안산의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출생한 이병렬 목사는 미션스쿨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대학 졸업 후 39세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일했다.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1993년, 40세에 신학대에 입학했다. 처음 그에게 기도와 전도를 훈련시켜 준 목회자로부터 '사역자는 맡겨진 영혼의 이름이 닳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신학생이지만 매일 새벽 2시간 30분씩 기도해 5년 만에 담당하던 교회 중등부 학생이 27명에서 250명으로 부흥했다. 그렇게 7년간 훈련받은 뒤 2000년, 47세에 거창중앙교회 11대 목사로 부임했다. 새벽기도 3시간을 작정하고 성도들과 기도하며 그는 하나님께 거창으로 보내신 뜻을 물었다.
"이곳에 보내신 뜻을 알려준다면 시골 오지라도 제 뼈를 묻겠다고 기도하는데, 만 3년 만에 하나님께서 '유년 주일학교를 1천 명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창에 전 교인을 합쳐도 1천 명이 되는 교회가 없는데, 유년 주일학교만 1천 명 하라고 하신 것을 성도들과 나눴을 때 아멘도 없고 박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응답을 받았으니 마음을 일깨워 믿음을 가지고 해보자는 생각에 1년간 성도들과 비전을 나누고 2004년부터 집중해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집중 사역을 한 지 8개월 만에 복음화율이 10%가 안 되는 거창에서 거창중앙교회의 주일학교는 1천 명으로 부흥했다. 거창 어린이 복음화율도 13년 만에 50%를 넘어섰다. 100년 이상 된 거창교회 평균 연령이 60세가 넘는다면, 거창중앙교회는 평균연령 43세의 '젊은 교회'로 거듭났다. 성도 10명 중 6명은 아이들을 따라온 부모였다. 자녀들의 변화를 보고 따라온 젊은 부모들에 의해 주일학교 사역은 더 큰 추진 동력을 얻었다. 주일학교 부흥이 30~40대 성도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들이 주일학교 사역에 다시 투입되면서 주일학교 학생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저도, 성도들도 이렇다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인데,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방향 제시를 받고 밤마다 성도들에게 가슴에 불을 전수하는데, 2시간씩 3달간 밤 10시 전까지 모임하고 다음날 새벽에 또 3시간 새벽기도를 하니 성도들이 같은 불로 뜨거워졌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성도들의 전도로 한 주에 아이들이 30명에서 100명까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교회에 왔습니다."
교회 인근의 3천 명 규모의 거창초등학교를 비롯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교회로 찾아오면서 그가 부임한 지 4년 차에 어른 재적교인만 5명에서 500명, 출석교인은 250여 명 안팎으로 성장했고, 주일학교를 포함한 총 재적교인은 1,500명을 이뤘다. 교회 예산 규모도 부임 당시와 비교해 11배 부흥했다. "하나님께서 산골짜기 교회에서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심으로 이 시대의 다음세대 사역에 경종을 울리고자 하신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거창중앙교회 주일학교, 어떤 곳인가?
거창중앙교회의 주일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주일 오전 7시, 1부 예배와 주일학교 교사 예배가 시작된다. 교사로 섬기는 부모들과 함께 나온 어린이들로 가득 찬 성전은 부흥회처럼 뜨거운 기운과 활기로 넘친다. 1시간 안에 예배를 드린 후 교사와 아이들은 1층 식당 겸 교육관에서 아침을 먹는다. 주일 아침과 점심을 같은 식탁에서 맞이하는 이들은 심심찮게 하루 세끼를 교회에서 먹기도 한다.
주일 오전 8시에는 주일학교 학생 '수송작전'에 돌입한다. 교회 정문 앞에는 쉴새 없이 사방에서 차량이 와서 아이들을 내려주고, 금세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풍경이 파도치듯 계속된다. 교회 소유 차량, 지입 차량이 없어 모든 교사의 차량이 학생 수송에 동원된다. 이를 위해 70여 명의 '차량교사'가 읍내 각지에서부터 아이들을 교회로 옮기는 일을 몇 차례씩 반복한다.
아이들을 차량으로 수송하는 시간 동안 주방에서는 '간식교사'가 감자튀김을 준비하고, 중고등부 학생들로 구성된 '보조교사'는 아기들을 업어주거나 어린 동생들과 놀아주며 각자 역할을 한다.
주일학교 예배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이병렬 목사의 표현처럼 '꿈동이들의 천국'으로 변한 교회는 찬양시간 인도자를 따라 뛰고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가득하다. 북새통 속에서도 물 흐르듯 예배 질서를 따라 저학년 아이들부터 고학년 아이들까지 기도하고, 설교에 집중하며 분반공부 시간에 필요한 책상과 활동도구를 알아서 챙겨오고 정리한다.
이병렬 목사는 주일학교 설교에서 아이들의 성품을 바르게 인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예수님의 성품을 총 30개로 나눠 전하고 있다. 설교는 대화와 질문형태로 많이 진행되며, 이후 설교 내용을 분반공부 시간에 재학습하고, 주일학교 2부 예배 시간에 복습게임, 스킷드라마, 코스 체험 등으로 다시 심화활동을 한다. 주 중에 학교나 가정에서 매일 복습할 수 있도록 관련 암송구절과 실천과제도 준다. 반복을 통해 아이들의 습관을 형성해나가는 것이다.
오후 4시 반은 공식적으로 주일 일과를 마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하지만 아이들 중 상당수는 다시 교사들과 함께 오후 5시 저녁예배까지 참여한다. '예수님의 겸손'을 배우며 자발적으로 이불개기를 시작해 부모님으로부터 칭찬을 들었다는 초등학교 3학년 태호는 "교회 다니는 게 재미있다. 찬양반부터 반별활동까지 즐겁다"고 말한다. 교회에 다닌 지 2년 차 된 태호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태호뿐만 아니라 거창중앙교회에서는 매주 아이들이 예배자, 사명자로 쑥쑥 크고 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