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워싱턴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의 글을 검열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녀가 "스스로 여성이라 생각하는 남성에게 여자화장실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워싱턴 레이크우드에 사는 크리스티 메리트(Kristi Merritt)는 이달 초 여러 복장을 한 채 찍은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어떤 인물을 따라하거나 복장을 해도, 실제로 그 인물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한 사진에서 메리트는 해적과 같은 복장을 한 채 "이 옷이 나를 해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미식축구 선수인 러셀 윌슨의 유니폼을 입고, 럭비공을 쥐고, 헬멧도 썼다. 그리고 역시 "이 옷이 나를 러셀 윌슨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라고 적힌 종이를 들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치마, 지갑, 하이힐, 그리고 그 옆에는 "그렇다면 이것들이 남자를 여자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라고 적힌 글이 놓여 있다.
메리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장실 법안과 관련, 사진을 통해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워싱턴주는 작년 12월 트랜스젠더들에게 자신의 생물학적 성과 반대되는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그녀는 "여성의 옷을 입었다고 해서 남성이 여성이 될 수는 없다"면서 "남성들은 우리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1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 글을 공유했으며, 수천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그러나 얼마 후 페이스북 측은 "당신이 나체 사진들을 올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사진 삭제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녀는 4월 16일 올린 글에서 "페이스북이 내 글을 삭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나체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라. 나를 검열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나체 사진이 있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는 분명히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은 혐오자들이 하는 일이다. 그들은 자유롭게 말할 뿐이다!!!!"고 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측에서 "계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최근 사진들을 지워야 한다"고 보내온 내용 역시 캡쳐해서 올렸다. 그녀는 "내 사진들 속에는 절대 나체 사진이 없다.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괴롭혀서 사진들을 없애려고 한다. 내 의견이 맘에 들지 않고, 내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녀의 글은 일부 진보 언론들에게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리파이너리는 메리트의 글이 '트랜스젠더 혐오적'이고 매우 사회·정치적이라고 비난했다. 성소수자들을 대변하는 핑크뉴스는 그녀의 발언은 무지를 드러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