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위에서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이 있는 듯 하나, 삶의 모습에서 성령의 열매가 맺히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합니다. 그런 경우 그들 안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낮은 자존감으로부터 기인할 때가 많습니다. 낮은 자존감이란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이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부정적 감정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여 자기를 비하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여러 가지 갈등상황을 몇 가지 요인으로 국한하기는 어렵지만, 낮은 자존감이 야기하는 문제들은 중요하고도 심각할 만큼 삶의 전반에 걸쳐 드러납니다. 지난 글부터 자존감 회복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낮은 자존감의 문제들을 제일 먼저 다루는 이유는 자존감을 세우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낮은 자존감의 문제점을 ‘인정하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 스스로 건강한 자존감이 회복되어 있다면,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타인을 깊고 올바르게 이해하고 수용함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세워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이 일으키는 부적절한 문제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가치감과 자기효능감이 낮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른 사람의 인정에서 확인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강한 인정 욕구를 갖게 됩니다. 다음에 열거한 문제들이 인정 욕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낮은 자존감은 비평에 대해 ‘과민성’을 갖게 합니다. 이것은 건설적인 말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가리키며, 교정이나 격려 또는 제안을 자신을 무시하거나 거절하는 것으로 듣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에 대한 반응은 자주 마음에 상처를 입고 분노를 터뜨리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합니다. 즉, 위험한 듣기의 형태인 ‘방어적 듣기’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말을 한 사람은 공격한 적이 없는데, 듣는 사람이 방어적 듣기를 함으로서 말한 사람을 공격자로 만드는 경우입니다. 하물며 조직의 리더가 낮은 자존감을 가진 경우, 자신의 권위가 위협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힘과 영향력을 이용해 사람을 통제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는 ‘혹평성’입니다. 혹평성은 ‘과민성’과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이 같은 방어적 자세는 다른 사람을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연약한 견해를 보호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지나치게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들이 비판 받는 사람보다 더 우월한 것이 아님에도 비판과 혹평을 일삼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쉬운 부분이라 자신의 내면적 동기를 성찰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당혹감’ 또한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입니다. 위에 열거한 ‘과민성’과 ‘혹평성’이 두려움으로 인한 공격적 방어 형태라면, ‘당혹감’은 수치감과 죄책감을 동반하는 고조된 자기 의식입니다. 이런 경우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가 부적절한 상황에서 자주 튀어나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는 ‘부적절함’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한 자존감의 열매입니다. 그러나 잘못 말하고 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이 잘못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사과하며 쩔쩔 매는 경우는 당혹감이 드러나는 부적절한 경우일 것입니다.
‘거만’은 자신감으로 잘못 불리울 수 있는 낮은 자존감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그러나 보통 ‘나는 다른 사람보다 낫다’라고 하는 거만 속에는 평범하고 일반적이며 평균적으로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국한 되지 않는 인간의 공통적 경향인 ‘책임전가’는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책임전가’는 자기 비난을 처리하기 위한 방어기제로서 매사에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과 환경을 탓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을 정직하게 바라볼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그 속에 자신을 숨기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리도 꾸짖으셨던 ‘외식’은 낮은 자존감의 가장 드러나지 않는 고도의 표현입니다. 나의 본 모습이 드러날 때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 것에 대한 불안이 있기 때문에 늘 자신을 포장하고 거짓 가면을 쓰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외식은 가깝고 진실한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파괴하기 때문에 아마도 자기 멸시의 가장 슬픈 형태일 것입니다.
종합해 보면 낮은 자존감은 자기를 과장하고 왜곡하며, 자기 기만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형성하게 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존감의 주요 요소인 자기사랑, 즉 자신을 돌보고 보호하는 능력을 통해 상대를 양육하고 보호하는 것은 타인을 수용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그러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으면, 나를 내어 주고 상대를 초청해 만날 수 있는 그 따뜻하고 중요한 지점을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이미지가 회복되어가는 그 곳을 향하여 지금도 ‘공사 중’인 사람들 입니다. 내 마음속에 ‘공사 중’ 푯말을 꽂으시고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 안에 허락하신 귀한 보석을 잘 닦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보수하고 세워나가는 모두가 되실 수 있길 기대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