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목사(하늘샘교회)
송재호 목사(하늘샘교회)

어느 사회인건, 민족이건 자신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간다. 문화란 우리의 생활양식으로써 오랜 삶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행동과 사고방식을 포함하는 것이다. 국가, 민족, 가정 등 대부분의 집단은 자신들만의 전통적인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사회화와 문화적 과정을 거쳐서 전승되며 고유문화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다문화라는 의미는 이러한 문화적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고유문화만을 추구하던 단일문화에서 또 다른 문화들을 받아들여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상태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다문화라고 한다면 적어도 두 개 이상의 문화 공동체가 공존하는 사회를 이야기 한다. 이러한 문화적 현상은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문화와 이주한 민족의 다른 문화가 모여 공존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유지되거나, 발전 혹은 공존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문화 사회의 정의는 “언어, 종교, 관습, 가치관, 국적, 인종, 민족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민자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여 이루어진 사회를 일컫는 말”라고 정의되어진다.

다문화주의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어우러져 그룹의 형성이 강화되고, 다양한 문화로 인해서 소통이 잘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주의는 다문화 교회의 구성요소가 되며, 전도와 선교를 통한 교회성장에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문화주의의 장점과 더불어 단점에 관하여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즉 다문화주의는 교회에 있어 확실한 믿음과 신앙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는 경우 또 한편으로는 다른 문화와 종교에 동화될 수 있는 위험의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났던 사례들을 우리는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 이주자들은 대부분 정치적, 종교적 압박으로부터 피난온 자들, 재난이나 환경파괴로 인한 난민들, 결혼 혹은 유학 이후 미국에서 취직하여 정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무슬림들(Muslims)이다. 무슬림들은 미국에서 최근 가장 빨리 성장하는 이질문화 그룹이다. 미국의 퓨 리서치(Pew Research)가 행한 “지구촌 무슬림의 미래”(The Future of the Global Muslim Population)라는 연구에 의하면(2010), 오늘날 지구촌 인구 유입의 68.5%가 무슬림들이었다고 한다. 이들 무슬림들은 2010년 한 해 동안 프랑스에는 약 66,000명, 스페인은 70,000명, 영국은 64,000명이 이주하였으며 2030년에는 유럽의 10여 개 나라에서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설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렇듯 전 세계 무슬림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민간연구기관 ‘종교와 공공생활을 위한 퓨 포럼(PFRPL)’이 지난 26일 발표한 “세계 무슬림 인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무슬림 인구는 향후 20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무슬림 인구는 2010년 현재 2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0.8%에 불과하지만 2030년에는 620만명으로 증가해 전체 인구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 마디로 20년 뒤 미국 사회의 무슬림 인구는 현재 유대인이나 영국 성공회 교도 수와 맞먹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의 미국 이민과 신규 영주권 취득자 중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 이민자의 상당수는 남아시아와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이들의 문제점은 교회 내 목회와 선교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성경을 부정하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 이후 이슬람교는 전 세계적으로 선교운동(Dakwah Movement, Missionary Movement)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 운동의 목적은 대외적으로는 이슬람교를 선전하여 많은 이슬람들을 이슬람교에 가입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선교 운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대외적인 선교가 점차 대내적으로 기울면서 이슬람교의 정신과 경건을 회복하는 부흥운동으로 바뀌어 복고주의 경향을 띠고 있다. 복고주의 무슬림은 오직 이슬람교의 교의와 생활방식만이 이 사회의 사악한 문제들을 비로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무슬림 인구는 비공식적으로 약 3백 여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아직은 두터운 백인계 인구의 벽을 넘기에는 요원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미국 전체의 인구 13%를 차지하는 흑인을 중심으로 이슬람 운동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미 미국 내 흑인 중 75만 명이 이 운동에 참가하고 있으며, 해마다 이슬람권에서 이민하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다문화주의는 현존하는 교회들에게 깊은 우려를 가져다 주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종교적 평등”이라는 사회적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지켜졌던 사회적 통념을 깨기 시작했다. 학교와 관공서에서는 기도할 수 있는 자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성경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믿음이 서서히 사회 속에서 희석되어지기 시작했다. 성도들마저 다문화주의 사회에 살아가게 되면서 기독교적 역사와 전통 및 가치관을 버리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약 1천여 년 동안 ‘선교적 교회론’(Mission Church)을 이루며 번영하였던 유럽에서도 진행되었던 사실이라는 것이다. 유럽교회들은 지난 20세기에 들어와 교인들의 발걸음이 끊어지면서 서서히 박물관, 공동 아파트, 술집, 나아가 이슬람과 힌두교의 집회 장소로까지 바뀌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의 유럽이 이렇게 변화되어 버린 데에는 유럽의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정책이 큰 몫을 차지하였다고 신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다양한 문화가 어울려 함께 살자는 것이 무슨 문제일까?”라며 질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선교적 시각에서 볼 때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현 시대의 사회에서도 지난 시간 유럽교회들이 경험했던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과 같은 현상과 결과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이민자들의 통합과 다문화 사회의 정책적 운영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된 우리는 지금의 시대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다문화주의에서 교회는 다양한 언어와 인종적 그룹들로 구성된 교회로 전도와 교회 개척, 목회사역의 범위를 넓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보다 다문화 목회와 선교를 고민함에 있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성경의 기초가 된 사회와 문화적 통합을 이뤄야 하는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씀에 기초한 믿음과 복음전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신학적 확신 아래 우리는 이 땅에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의 진리는 세상 속에서 동화되어 “자유”라고 하는 타협 속에 그 순수의 맛과 색깔을 잃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교회와 성도 모두는 지금 시대적 사명인 다문화 목회 사역과 선교에 대한 예수님의 명령을 보다 신중하게 고민하여 세상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문화적 사명을 다시 한 번 중요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것이로다” (고전 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