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 누구보다 많은 것을 누려 본 솔로몬
세상에 과연 솔로몬처럼 다재다능하고 위대한 인물이 있었을까? 그는 기도 속에 지혜와 부와 명예까지 얻는 인물이 되었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
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같이 하셨다. 그는 식물과 동물에 관해서도 매우 박식했다(열왕기상 4:29~34). 또한 그는 3천 가지 잠언을 썼고 1천여 곡의 노래를 지은, 시인이요 음악가였다. 한 아이를 놓고 두 여자가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우긴 소동 가운데, 아이의 생모를 찾아 준 솔로몬의 판결은 그의 충만한 지혜를 보여 준다(열왕기상 3:16~28). 또한 그는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했으며, 언약궤를 그곳에 안치한 사람이었다. 시바 여왕과 세기의 연애를 했을 뿐 아니라, 후궁 칠백 명에 첩 삼백 명을 두었다. 아버지 다윗이 전쟁터에서 피 흘리며 살았던 반면, 그는 아버지 덕분으로 평화의 왕으로 살았다. 과연 솔로몬처럼 신나는 삶을 산 사람이 역사 속에 또 있었을까?
2) 악에 매몰되지 말라
하지만 솔로몬이 스스로 잠언에서 고백한 대로, 사람은 선 줄로 알 때 넘어질까 조심해야 한다. 솔로몬의 여성 편력은 이방 여인들에게까지 눈길을 돌린다. 그들은 이방 종교와 그 우상을 유대 사회에 가지고 들어 왔다. 세상적 형통이 모두 선은 아니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과 형통은 겨우 '들의 백합화'만도 못한, 스쳐 지나가는 썩을 가치에 불과했다(마태복음 6:28~29). 하지만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징계는 하시되 결코 기름부음 받은 자를 버리지는 않으신다. 다만 지혜와 지식의 사람 솔로몬도 미련하게 악에 매몰되었다는 경험을 통해, 보통 사람들도 얼마나 악에 유혹당하기 쉬운지 모든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신다. 악은 이렇게 질기고 집요하다. 솔로몬은 자신의 잠언과 전도서를 통해, 악에 매몰되지 말고 악을 극복할 것을 역설적으로 권면한다. 솔로몬은 악한 자의 미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경고한다(잠언 1장). 그들은 악한 일에 주저함이 없으며 심지어 '새가 지켜보는데 새 그물을 칠' 정도로 노골적이다. 솔로몬은 부정한 이득을 추구하는 자의 종말은 그 물질로 인해 생명을 잃는 것이라고 단언한다(잠 1: 10-19). 악한 자는 책망과 훈계를 듣지 않으며, 책망을 외면하면 결국 하나님의 진노 속에 있게 되고, 하나님께서는 재앙이 닥쳐도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는 자들을 비웃으신다. 이것은 행실의 열매요 책략의 대가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역설이 숨어 있다. 사실 솔로몬 자신이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악에 매몰된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3) 예수 그리스도 없는 인생의 허무함
솔로몬은 이 세상에서 누려 보고 싶은 것을 모두 누려 본 사람이었다. 이렇게 살아 보니, 과연 인생은 가치가 있었을까? 솔로몬이 겪어 보니, 세상의 영화는 모든 게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었다(전도서 1장 참조). 죽음 앞에 우리 인생은 모두 허무한 것이요, 마치 잡을 수 없는 비눗방울과 신기루를 잡으려는 헛된 집착만 남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전도서 말씀을 결코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처럼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이 말씀은 단순히 덧없는 인생이나 지혜와 지식의 헛됨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하나님을 경외함 없는 인생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전 12:13).
예수 그리스도 없는 인생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솔로몬은 겨우 말년이 되어서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이 깊은 사랑을 깨달았던 것이다. 왜 성경이 거듭해서 솔로몬이 아버지 다윗만 못했다고 말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악에 매몰되어 버린 '평화와 지혜의 사람 솔로몬'의 교훈은, 왜 신앙의 연륜이 깊은 그리스도인들조차 때로는 죄악의 깊은 수렁에 빠지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 준다. 솔로몬의 죄악을 포함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무슨 죄악이든 용서하신다. 그러나 명심하라! 선하건 악하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일을 은밀한 것까지 심판하실 것임을 잊지 말라(전 12:14)!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