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서방 군대를 이슬람국가(IS) 점령지에 투입하지 않는 이유는 "IS가 주장하는 종말 예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각) "IS는 서방국 군대와의 결전에서 궁극적 승리를 염원하고, 미국은 IS의 예언을 회피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전략을 모색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IS는 이라크·시리아 등의 지역에서 서방 군대와의 종말론적 전투를 통해 "이슬람이 승리할 것"이라는 그들의 예언서 내용을 핵심 이념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알라의 재림에 앞선 최후 대결에 대한 종말 예언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북부 마을들인 다비크와 알-아마크에서 벌어졌던 로마인과의 싸움을 인용, "오늘날 미국과 동맹인 '로마인'이 다비크에 발을 들이는 순간, 종말론적 결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작년 IS 대원들은 전직 육군특수부대 출신 미국인 인질 피터 카시그를 참수하면서 "첫 미국인 십자군을 다비크에 묻는다. 너희의 나머지 군대가 도착하길 고대한다"고 선언했었다. 다비크는 IS가 발간하는 온라인 홍보 월간지, 아마크는 그들 뉴스통신사의 명칭이다.
곧 서방 군대가 침공하면 IS는 자신들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선언할 수 있으며, 신병 모집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지난 6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보다 공습이나 IS와 전투 중인 지역군 지원 등 '지속 가능한 승리'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는 것.
파리 정치대학 중동전문가 장-피에르 필리우 교수는 "이 예언들은 매우 강력하고 정서적인 서술로, 잠재적 신병과 기존 대원들에게 그들이 최정예 부대의 일부이며 아울러 결전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니파 아랍인들 같은 지역인들에 의해 락까를 장악당하는 등 IS가 군사적으로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이 예언이 틀렸음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