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교회가 박종화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한신대학교 채수일 총장을 청빙하고 채 총장이 이를 수락하기로 하자, 한신대와 교단(기장) 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유는 채 총장이 오는 2017년 8월까지인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경동교회로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에 채 총장의 무책임함을 지적하고 있는 것.
한 교단 목회자는 "한신대의 상황이 어렵다. 특히 신학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학교의 총장이 임기 중 자리를 떠난다는 것은,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가 채 총장을 담임목사로 청빙했고 채 총장도 (학교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이상, 외부에서 그런 결정을 철회하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갈 때 가더라도 학교 발전을 위한 어느 정도의 대안은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학교 이사회에서도 그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반발은 최근 한신대 개혁을 촉구하는 서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미 1천여 명의 교단 내 목회자들이 여기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채 총장의 무책임함을 지적하고, 신임 총장 선출을 포함한 한신대의 전면적 개혁을 촉구하는 것이다.
또 이들은 "연임을 허락한 기장 공동체의 여망을 저버리고 총장이 명분 없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 앞에서, 우리는 한신호가 우리 눈앞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음을 느낀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경동교회는 지난달 11일 공동의회를 열고 투표를 실시, 참여한 350명 중 292명의 찬성으로 채 총장을 후임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했다. 이에 채 총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락 의사를 밝히며 "목사지만 아직 담임목회 경험이 별로 없다. 목회를 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경동교회는 기장을 대표하는 교회일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서도 추구해 온 가치와 선교 등 여러 면에서 그 성격이 뚜렷하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