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도자로서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하나님의 법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인도하는 길이 생명의 길인 것을 알고, 양들이 사는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다음 그들에게 나아갈 길을 보여줘야 합니다. 때로는 양들의 뒤에 서서 권면하며 나아가라고 도와줘야 할 때도 있습니다."

성경 속에 일관되게 흐르는 목자와 목양의 의미가 궁금해 1년간 베두인 부족의 목양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연구한 구약학자 디모데 래니액(Timothy Laniak) 박사가 최근 방한했다. 하버드대 신학박사이며 고든콘웰대학 샬롯 캠퍼스 학장인 그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안식년을 예루살렘 올브라이트 고고학연구소의 연례 교수로 보내며 이스라엘과 요르단, 시나이 도서관에서 연구하는 동시에 베두인 부족이 양 떼를 기르는 사막과 광야에서 직접 현장 인터뷰를 했다.

래니액 박사는 이를 바탕으로 성경이 말하는 참된 목자의 자질과 리더십을 통찰해 세계교회에 전파하고 있다. 당시 연구를 목양 리더십 훈련을 위한 40일간의 묵상 시리즈로 제작한 '양을 돌보는 참 목자(While Shepherds Watch Their Flocks: Rediscovering Biblical Leadership)'는 2013년 한국어로도 번역돼 국내외 한인 신학자, 목회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역자인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교수는 "예수님이 제시하신 지도력이란, 양 떼를 사랑하는 참 목자의 자세라야 한다는 것이 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디모데 래니액 박사는 이날 영혼을 대하는 목자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자세를 실제 양을 치는 목자들의 삶과 지혜를 소개하면서 설명했다. 특히 ▲양들에게 신뢰받는 리더십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리더십 ▲함께 하나님의 유업을 이어가는 파트너십 ▲자체 리더십 세우기 ▲목회 현장에서의 생산과 재생산 방법 등을 언급했다.

래니액 박사는 먼저 "양들이 태어날 때 그 자리에 있고, 평소 그들에게 먹이를 주며 위험에서 지켜준다면 양들은 우리를 신뢰하고 따르지만, 지나가는 나그네라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며 "목자는 수 천 가지의 잃어버릴 만한 조건에서 끊임없이 양들을 보호하여, 그들이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말했다.

그는 또 "목자는 양 떼가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의로운 길, 하나님이 지정해 놓은 좁은 길을 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들은 죽음의 길로 가게 된다"며 "생명의 길은 오직 하나, 예수 그리스도뿐이다"고 강조했다.

래니액 박사는 "간혹 아침 일찍 300~400마리의 양을 베두인 목자 한 명이 이끄는 경우를 본다"며 "한 명의 목자가 많은 사람을 혼자 인도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이 목자 뒤에서 헌신하고 있다"며 파트너십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또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때의 파트너십은 대(代)를 이어 진행돼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목양은 개인의 일이 아닌 가정 전체의 일이자 하나님의 일이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하는 것을 어린아이들이 보고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래니액 박사는 "베두인 목자들을 방문할 때마다 가족 중 자기 할 일이 없는 사람은 없었으며, 어린 아이들까지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편, 그는 "베두인 양 떼의 리더십은 목자와 가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귀에게도 있다. 어떤 나귀는 50마리의 양을 이끌기도 했다"며 "양들은 목자가 없을 때 나귀를 자신들의 목자라고 생각하고 최대 2~3일까지도 나귀를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염소는 양들이 먹이를 먹기 위해 고개 숙일 때, 이리나 늑대가 오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래니액 교수는 "이는 반드시 목자가 아니어도 제자훈련이 필요한 이유"라며 "양 중에서도 목자를 돕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을 통해 하나님께 아름다운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을 고린도전서 12장에서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래니액 교수는 결국 목자가 이처럼 양을 돌보고, 지켜주는 이유는 어린 양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양이 또 다른 양을 낳아 재생산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우리는 풍성한 열매를 맺고 계속 재생산해서 교회가 성장하기를 원한다"며 "목자가 자신들의 동물의 털을 억지로 자라나게 하거나 재생산하게 할 순 없지만, 양들이 좋은 풀에서 영양을 얻게 하고 이리와 늑대로부터 보호해 항상 편안하도록 하면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은 목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양의 마음을 읽고, 양의 필요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예레미야 3장 15절 말씀처럼 "먼저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과 생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안수받고 목회하다 보면 잃어버리기 쉬운 이 마음을 가지고 우리를 새롭게 하면서 영성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양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타문화도 잘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누구인가를 먼저 알고 난 후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며 "특히 목자는 양을 다 안다는 마음이 아닌 겸손한 마음으로 계속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한 목자는 잃어버린 양을 다시 찾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마지막에는 다시 그를 찾아온다"며 "어떤 때는 수백 명의 양을 같은 이유로 잃어버리기도 하는데 처음 한 명을 잃어버릴 때 어디서 잃어버리고 어떻게 잃어버린 것을 분석하고 찾아오면, 반대로 수십, 수백 명의 양을 다시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