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기자들은 최근 한국교회 연합기관 분열의 원인으로 '지도자들의 명예와 욕심, 공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시도'(34명, 9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교단들 간 정치적 목적에 따른 합종연횡'을 꼽은 기자들도 64.9%(24명)에 달했다. 이어 '특정 대형 교단들의 힘겨루기'(21명, 56.8%), '한국교회를 이끌 지도자 부재'(17명, 45.9%)가 뒤를 이었다.
이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지난 2월 15일부터 28일까지 교계 24개 언론사 37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유에 대해 언론회측은 "한국교회 연합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89.2%(33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필요 없다'는 응답은 8.1%(3명)에 불과했다.
기자들은 또 연합기관 '통합' 방안에 대해, '한기총에서 비롯된 보수적 교단들은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한다'(18명, 48.6%)는 것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한기총과 NCCK까지 포함한 하나의 기구 설립'(12명, 32.4%), '신설되는 연합기관을 모두 인정'(2명, 5.4%) 순이었다.
만약 연합기관을 '단일화'할 경우, 그 구체적 모델에 대해 가장 많은 기자들(19명, 51.4%)이 소위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를 꼽았다. 같은 기구 아래 두되 보수와 진보 모두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어 32.4%(12명)는 가칭 '연합위원회'를 구성,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하나돼야 한다'는 응답은 8.1%(3명) 뿐이었다.
또 연합기관의 '역할'로는 '한국교회의 대정부 및 대사회 창구'와 '대사회 봉사 및 선교'(각 25명, 67.6%)가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교회의 개혁과 자정'은 62.2%(23명), '안티기독교 세력과 이단세력에 대응'은 45.9%(17명)였다. 그 외 '신학과 이단 등 한국교회 이슈 정리'(13명, 35.1%), '개교단과 개교회의 이익 단체'(3명, 8.1%) '기독교를 하나로 묶어 강력한 정치력 발휘'(3명, 8.1%)가 있었다.
이 밖에 '제4의 연합기관 필요성'은 '필요 없다'는 응답이 81.1%(30명)로 가장 많았고, '필요하다'는 응답은 8.1%(3명)에 불과했다. '만들어지되, 연합의 견인차 역할만 하고 해체되어야 한다'는 응답(4명, 10.8%)도 있었다.
언론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첫째 한국교회에 연합기관이 반드시 필요하고, 둘째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공교회적 성격의 연합기관에 대해 사유화하려는 명예와 욕심을 버리고, 셋째 '한국교회'라는 공교회를 위해 연합기관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이제는 연합기관 대표자들이 말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한국교회 대다수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살피고, 한국교회를 겸손으로 섬기며, 연합기관의 공교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